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올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큰 폭으로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 내년에는 메모리 산업 수익이 사상 최대에 이를 거란 예측도 나왔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22일 펴낸 '메모리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D램 매출은 2023년보다 75% 늘어난 907억 달러(약 125조8,7000억 원), 낸드플래시 매출은 77% 증가한 662억 달러(91조8,000억 원)가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5년 D램과 낸드 매출 전망치는 각각 올해보다 51%, 29% 늘어난 1,365억 달러(약 189조4,000억 원), 786억 달러(109조 원)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좋아진 데는 ①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같은 고부가 제품의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지면서 수요가 폭증한 HBM이 올해 D램 출하량의 5%,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고부가 제품인 DDR5도 올해 서버 D램 출하량의 40%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그 비중이 50∼60%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②서버 반도체 수요가 회복된 데다 ③고부가 D램을 만들기 위해 자동차나 산업용 등 다른 분야에 쓰일 D램 생산량이 그만큼 줄어 ④결과적으로 D램 평균 가격이 올해 53%, 내년에도 35% 오를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AI 서버 확산은 낸드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역시 고부가가치 제품인 쿼드레벨셀(Q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늘면서 올해와 내년, 전 세계 낸드 매출도 크게 는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낸드 출하량의 20%를 QLC가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비자용 낸드 수요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증가한다. 보고서는 올 4분기(10~12월)부터 중국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가 QLC UFS 설루션을 도입하고 2026년부터 애플이 QLC를 아이폰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