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 축하 받으며… '1·6 의회 폭동' 후 3년 만에 의사당 귀환

입력
2024.06.14 09:36
공화 상·하원 의원들과 회동… 열렬 환영
집권 2기 구상 등 거론… "공화당 단결"
민주 "내란 선동자, 범죄 현장으로 귀환"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1·6 의회 폭동' 사태 이후 3년여 만에 연방의회 의사당에 돌아왔다. 11월 대선을 약 5개월 앞두고 공화당 후보로 금의환향, 상·하원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78번째 생일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의사당 인근의 '캐피털 힐 클럽'에서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들과 조찬 회동을 가졌다. 참석 의원들은 단체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일부 의원들은 선물을 전달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회동은 트럼프 대선 캠프의 선거 캠페인과 같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원에 이어 공화당 상원의원들과도 만났다. 특히 여기에는 1·6 의회 폭동 사태 때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비판해 갈등을 빚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초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확정짓자 다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회동 뒤 일부 상원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당은 매우 단결돼 있다"고 밝혔다.

참석 의원들은 회동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 결과 등 대선 판세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설정한 정책 우선순위 등에 대해 발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문제와 이민, 낙태, 세금 등 정책 이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상원 면담 전 재계 단체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했다. 여기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 팀 쿡 애플 CEO 등 기업인 수십 명이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연방 법인세율을 21%에서 20%로 낮추는 등 감세 공약과 함께 규제 완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회를 찾은 건 지난 2021년 1월 6일 대선 패배에 불복한 강성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태 이후 처음이다. 쫓기듯 워싱턴을 떠났던 그가 다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돼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측과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이날 경합주 등에서 1·6 사태 당시 장면을 담은 30초 분량의 광고를 내보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오늘 내란 선동자가 범죄 현장으로 돌아왔다"고 꼬집었다.

위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