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의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으면서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차이가 더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파운드리 시장은 직전 분기보다 약 8% 성장했는데 TSMC의 매출은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 매출은 줄었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2023년 4분기 매출은 총 304억8,900만 달러(약 40조 원)로 3분기(7~9월)보다 7.9%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주변 기기 전력반도체(PMIC) 같은 스마트폰 부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매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애플의 최신 기기 출시도 큰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반도체 업계 불황으로 연간 매출은 2022년보다 13.6% 줄어든 1,115억4,000만 달러에 그쳤다고 전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연간 매출은 2023년보다 12% 늘어난 1,252억4,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96억6,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4% 늘었다. 시장 점유율은 57.9%에서 61.2%로 오르며 1위를 지켰다. TSMC의 분기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1~3월) 60.1%에서 2분기(4~6월) 56.4%로 떨어진 후 3분기에 57.9%로 소폭 올랐다. 이어 4분기에 점유율 60%를 다시 넘었다.
트렌드포스는 "TSMC의 7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공정 매출 점유율은 3분기 59%에서 4분기 67%로 늘었다"면서 "TSMC의 최첨단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늘었고 3나노 생산이 차츰 늘어나면서 첨단 공정 매출 비중이 70%를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첨단 공정 수주로 수혜를 입은 TSMC는 업계 평균 성장률을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3분기보다 1.9% 줄어든 36억1,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 점유율도 12.4%에서 11.3%로 약간 줄었다.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3분기 45.5%포인트에서 49.9%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2년 4분기 15.8%에서 지난해 1분기 12.4%로 떨어진 후 11~12%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한편 업계 3위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의 점유율은 5.8%, 4위 대만 UMC은 5.4%, 5위 중국 SMIC는 5.2%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