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논란 인천시의장 해임… 불신임안 의결

입력
2024.01.24 11:23
인천시의회, 의장 해임은 최초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내용의 신문을 동료 의원들에게 돌려 논란을 빚은 허식(66) 인천시의회 의장이 의장직에서 해임됐다.

인천시의회는 24일 오전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허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심의해 찬성 24표, 반대 7표, 기권 2표로 의결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장 불신임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된다. 인천시의회는 전체 40석 중 국민의힘 25석, 민주당 14석, 무소속 1석(허 의장)으로 구성돼 있다. 1991년 초대 시의회를 개원한 인천에서 현재 9대 시의회에 이르기까지 불신임안이 의결돼 의장이 해임된 건 처음이다. 허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시의원 신분은 유지된다.

이날 허 의장은 표결에 앞서 동료 의원들에게 불신임안에 반대해달라고 호소하는 신상 발언을 한 뒤 퇴장했다. 자신과 관련된 안건으로 제척 사유에 해당돼서다. 본회의 진행은 이봉락 제1부의장이 대신 맡았다.

허 의장 불신임안은 전날 열린 본회의에서 심의될 예정이었으나 허 의장이 상정을 거부하고 산회를 선언해 처리가 불발됐다. 그는 전날 신상발언에서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 의장에 대한 불신임 의결은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아야 하는데 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본회의 산회 이후 의총을 열어 이날 본회의를 재개하고 불신임안을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허 의장은 지난 2일 보수 성향 한 인터넷 언론이 총 40면으로 제작한 '5·18 특별판' 배포를 지시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신문에는 '5·18 유공자 상당수가 가짜'라는 등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거나 왜곡하는 주장이 담겼다. 앞서 허 의장은 인천 교육계가 교묘히 공산주의를 교육한다거나 미추홀구는 아이들이 살 곳이 못된다는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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