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조사업체들이 2024년에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소폭 늘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AI)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비중은 5% 안팎으로 예상했다.
3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11억6,000만 대로 예상된다. 2013년 10억4,900만 대 이후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연초에 기대했던 중국의 경제 회복이 부동산 경기 침체, 일자리 부족 등으로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다른 신흥 시장의 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확대됐다"고 짚었다.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스마트폰 교체 수요도 줄었다는 말이다.
다만 인도, 중동, 아프리카 같은 신흥 시장이 "2023년 4분기(10~12월)부터 하락세에서 벗어나 새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2024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이보다 3% 증가한 11억9,000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특히 2021년 이후 꾸준히 떨어지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수요도 2% 정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폭발했던 북미와 유럽의 출하량은 2023년에 이어 제자리걸음을 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2024년 스마트폰 시장은 150달러 이하 제품군을 빼곤 모두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2023년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을 11억2,870만 대로 봤는데, 이 역시 자체 집계 기준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24년 출하량은 이보다 4% 늘어난 11억7,410만 대로 내다봤다. 카날리스 역시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 국가들이 반등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카날리스의 산얌 차우라시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2017년 아태 지역 판매가 다섯 대 중 한 대꼴이었다면 2024년에는 세 대 중 한 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와 애플의 아이폰 16, 구글 픽셀9 등 AI 기능을 담은 프리미엄 제품이 2024년 본격적으로 출시되지만, 실제 출하량은 전체의 5%미만인 6,000만 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프리미엄 제품의 '큰손'인 서유럽과 미국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기간 스마트폰을 많이 바꿔, 아직 바꿀 때가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루나 비요르호브데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제품의 실제 성장 사이클은 AI 기능과 사용 사례가 교체 동기를 줄 만큼 충분히 강해지는 2024~2025년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