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타고 질주한 K배터리, 하반기 키워드는 '내실'

입력
2023.07.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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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삼성SDI, 2분기 4000억 원대 영업이익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나란히 2분기 4,000억 원 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순항했다. 이들은 하반기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산 추세를 살펴보고 전고체 전지 샘플 등을 점검하는 등 내실을 다져 더 큰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7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북미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변동 리스크를 감안해 본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자체적 수익성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 정책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실력을 키워 외부 요인에 크게 휩쓸리지 않도록 체력을 다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6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56억 원)보다 13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여기에는 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에 따른 예상 세액 공제 금액 1,109억 원이 반영됐다. 이 부사장은 이어 3분기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IRA 정책에 힘을 받아 북미 중심 전기차 수요 확대는 지속되겠지만 유럽이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차량용 LFP 배터리 양산 계획과 관련해서도 완성도를 높여가며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하반기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양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전기차 배터리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밀도나 출력 등 일부 성능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 날 삼성SDI도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조8,406억 원, 4,502억 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 배터리 P5를 넣은 주요 고객의 프리미엄 차량 판매 확대 영향으로 매출과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특히 2027년 양산 목표인 차세대 배터리 전고체 전지 개발 일정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 고객향 (전고체 전지) 샘플 생산을 시작해 완성차 업체 데모 차량에 탑재할 계획도 협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체적 고객사 이름을 밝힐 수는 없으나 현재 2027년 양산을 일정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했고 복수의 완성차 업체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지속 성장을 위해 전고체 전지와 46파이(지름 46㎜) 원형 전지 등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