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대통령 관저 내부는 미니멀리즘...장식 없는 미술관 같아"

입력
2022.11.28 11:30
尹, 與 지도부 만찬서 
"한동훈,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는 것 같아"
"캄보디아 환아, 한국 오는 데 현지에 사람 왜 보내나"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에 참석했던 김종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이 만찬 장소였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대해 "거의 미니멀리즘으로 (인테리어를) 해놨더라"고 말했다. 관저 인테리어 공사가 수개월씩 걸린 이유는 "경호 문제가 생겨 나무 심어서 보완하는 과정 때문"이라며 "그 안의 인테리어는 굉장히 심플하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은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3일 전 진행됐던 한남동 관저 만찬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만찬 메뉴에 대해 "몇만 원짜리 한정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나중에 식사가 다 나갔는데 맥주 (안주로) 아무것도 없고, 땅콩 주더라. 땅콩 놓고 맥주 마시면서 얘기했다”고 전했다.

'초호화 가구 들여온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위원은 "너무 심플하다",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진행자가 '미니멀리즘의 극치인가?'라고 되묻자 "거의 미니멀리즘으로 해놨더라"며 "벽지도 흰색이고 한지로 은은하게 만들어 놨는데, 장식이 없는 미술관 같은 데 들어간 느낌이었다"고 답했다.

현장 사진이나 영상이 공개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원래 저녁 6시 반부터 행사가 되도록 돼 있었는데 여의도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어서 서울 시내가 다 막혔고 저도 간신히 도착했다"고 답했다. 먼저 도착한 인사들이 관저 구경을 끝내고 맥주를 마시며 지도부 인사들을 기다렸고 "대통령 비서실장,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거의 7시 다 돼서 같이 들어오셨다"며 같이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관저로 공식 초청된 손님으로서는 이달 17일 방한했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6월 윤 대통령과 이준석 당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 회동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진행한 바 있다.

이날 만찬에는 김 위원을 비롯한 비대위원들과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으며 부인 김건희 여사도 함께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최근 동남아 순방과 무함마드 왕세자 회동 등 외교성과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더불어민주당 측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의혹' 등을 농담조로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은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말이야. 아니 그 친구 평생을 같이 지내봤지만 맥주 반 잔만 먹으면 알코올 분해효소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전혀 못 마시고 저녁식사에서 반주할 때도 옆에서 구경만 하고 있다가 2차 맥주 간다고 그러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무슨 술자리에 간다는 게 말이 되나'(라더라)"라고 전했다.

또 이날 만찬 자리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만난 심장병 환아를 만나기 위해 현지에 사람을 보냈다고 밝힌 데 대해 "(해당 환아가) 곧 국내에 와서 심장병 치료받는다고 그러던데 캄보디아는 왜 가지, 뭐 이런 얘기들이 농담 수준으로 오갔다"고 전했다.

김 비대위원은 정국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며 "화물연대라든가 물류대란 부분에서 정책위의장이 우려를 표시하고 대통령이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될 건지 고민이 된다", "오석준 대법관 통과될 수 있을지 굉장히 우려했다"라는 정도의 언급만 있었다고 했다.

'당 지도부와 만찬 전 이른바 윤핵관 의원 몇 명을 부부 동반으로 불러 만찬을 먼저 가졌고, 이 자리에서 차기 당권 이야기가 오갔다'는 보도에 대해선 "대통령실에서 당 대표에 대해서 예를 들면 '낙점한다'는 건 제가 보기엔 지금 저희 당내 분위기로 보면 불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로 당선된 사실을 지적하며, "저희들한테 제일 중요한 건 차기 총선 때 내 옆에 지지유세를 어떤 사람이 왔을 때 내가 표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