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 울산에서 한민족 경제인 큰잔치인 '제20차 세계한상대회'가 열리고 있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우리 재외동포는 남북한 인구를 합친 숫자의 10%가량인 730만 명으로 집계된다. 이 중에서 국적에 관계없이 한민족 혈통으로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재외동포를 한상(韓商)이라고 한다. 이처럼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상들이 서로 돕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그들의 상생을 위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바로 '세계한상대회'이다. 올해로 스무번째다.
한상들은 우리 민족 특유의 슬기로움과 근면 성실함을 바탕으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각각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현지 주류사회에 동화되어 뿌리내리며 경제력을 키워 나갔다. 값진 노력을 바탕으로 이렇게 커진 경제력으로 모국인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 때마다 큰 힘을 보탰다. 대표적인 사례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등이다. 모국이 어려움에 처하면 모국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확대함으로써 많은 기여를 한 것이다.
우리 한상의 큰 장점은 글로벌 네트워크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유럽은 물론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 190여 개국에 퍼져 있다. 게다가 대다수 한상은 거주국의 도시 지역에 거주해 현지 정보습득에 있어 매우 유리하다. 특히, 차세대 한인들은 거주국의 주류사회로 급속히 진출하고 있다. 재계는 물론 정계와 학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숫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큰 자산인 셈이다.
한상과 같은 '민족 네트워크'는 국경 없는 시대에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자산 중 하나라고 일컬어진다. 특히, 최근처럼 글로벌 경제 상황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뀌는 위기상황에서는 촘촘한 네트워크의 힘은 더욱 중요시된다. 그 나라에서 수십 년간 몸으로 부딪치며 경험해 온 감각과 정보는 어떤 소식통이나 경제 전문가보다도 빠르고 정확하다. 이런 고급정보가 한상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면 우리는 더욱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한상을 비롯해 우리 인적네트워크를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힘을 하나로 묶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달 우리 정부는 이런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체감하며 재외동포청 신설을 확정했다. 재외동포청을 신설해 재외동포 교류 협력, 차세대 동포 교육, 문화 홍보 사업 등 지금까지 재외동포재단이 수행해 온 기능을 통합한다고 명시했다. 재외동포청 신설은 우리 민족의 인적 자원인 재외동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처럼 모국의 든든한 지원과 정책으로 재외동포가 하나가 된다면 한상을 필두로 한 재외동포 네트워크는 더욱 더 확장할 것이다. 그 네트워크는 또 다른 대한민국의 '파워'로 선순환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한민족 네트워크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넘기는 아이콘이 되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