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69곳을 태우고 3시간 반 만에 진화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감식에 나섰다. 경찰은 발화지점으로 시장 내 특정 가게를 주목하고, 폐쇄회로(CC) TV를 확보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 당일 바닥에 화학물질을 바르는 코팅 공사가 이뤄졌고, 불이 났을 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상인들 주장에 따라 소방시설물 작동 여부와 바닥 공사와의 화재 연관성도 수사하고 있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26일 오전 10시부터 대구 서부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전날 불이 난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농산A동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좌우로 길게 뻗은 점포 가운데 동쪽에서 서쪽으로 3분의 1 지점에 위치한 한 가게를 발화지점으로 주목하고 감식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방화와 실화, 전기합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고 있다”며 “CCTV와 목격자 진술, 감식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이 난 농산A동 건물에서 최근 화학물질을 바닥에 바르는 대규모 코팅 공사가 이뤄졌다는 상인들 말에 따라 화재와의 연관성을 살펴보고 있다. 농산A동 실내 바닥은 경찰의 현장감식 중에도 코팅 물질이 전혀 마르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상인들 주장을 토대로 소방시설 작동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대구시 소유로, 건물 전체를 시 산하 조직인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리사무소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시장 소방시설을 점검해 스프링클러 밸브와 유도등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가스 일부가 새는 것을 확인해 관할 소방서에 통보했고, 다음 달 20일까지 시정명령을 내렸다.
25일 오후 8시 27분쯤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농산A동에서 불이 나 152개 점포 중 69개가 소실됐다. A동은 1996년 사용승인이 났고, 연면적 1만6,504㎡에 경매장 점포와 사무실, 전기실 등이 들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