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관계 개선" 강조한 윤 대통령 경축사에 '주목'

입력
2022.08.16 15:00
"광복절 경축사서 일본 비판 안 했다" 평가
낮은 지지율로 국민 설득 가능할지 우려도

일본 주요 언론이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 관계 개선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20%대의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 우려했다.

16일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할 이웃'이라고 표현했다"며, "이전까지는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비판하고 요구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완전히 변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서도 “역사 문제를 고집하던 지난 정부의 대일정책을 전환하고 미래지향에 입각해 관계 개선을 내세운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논평했다. 이어 "관계 개선을 위해선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소송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면서 “우선 현금화(일본기업 자산 매각) 절차를 동결하고 원고 측 설득에 힘써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다만 낮은 지지율은 걸림돌로 지적됐다. 신문은 “출범 당시 52%였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석 달 만에 25%로 떨어진 점이 우려된다”며 “국내 여론을 정리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도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역사 문제에 대해 일본에 불만을 표시하고 행동을 강요한 역대 정권에서 변화한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강제동원 소송과 관련 “구체적 방향성도 제시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대법원에 외교적 노력 중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나 윤덕민 주일대사가 현금화 동결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한일관계 파탄을 막겠다는 절박감은 전해지지만,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닌 진정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지도력을 발휘해 원고를 포함한 국민과 진지하게 마주해야 하고, 일본도 한국에서 정권교체의 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이 자취를 감추고 미래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메시지로 일관했다”며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눈에 띄게 우호적인 메시지였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윤 대통령이 관계 개선 의욕을 거듭 표명했지만, 정권 지지율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구체적인 해결책 언급은 피하는 등 ‘안전 운전’ 자세가 두드러졌다”고 평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