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에 대해 학생·학부모·교사의 약 98%가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반대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그 이유로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았기 때문"을 꼽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전국의 교직원·학생·학부모 등 13만1,07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9%가 이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전체 응답자 가운데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95.2%였다.
정책 추진 절차가 정당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 98%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절차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 이유로는 '학부모 등 당사자의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았다'(79.1%‧복수응답), '국가‧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았다'(65.5%)는 의견이 많았다. 이어 '교육계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61%), '공약으로 제시되지 않았다'(21.8%) 순이었다.
입학 연령 하향 시 2018∼22년생을 25%씩 분할해 정원을 늘려 입학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97.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역시 94.6%는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 발달 단계에 맞지 않다'(68.3%‧복수 응답), '영유아 교육 시스템 붕괴'(53.3%), '사교육 폭증 우려'(52.7%) 등을 꼽았다.
초등 입학연령을 낮추면 사회진출이 빨라져 긍정적 정책 효과가 나온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97%는 '동의하지 않는다'(매우 동의하지 않는다 91.8%)고 답했다. 응답자 92.5%는 '만 5세 입학 정책 추진을 중단하라'(매우 그렇다 88.3%‧그렇다 4.2%)고 요구했다.
다만 이번 설문조사에는 학부모 7만3,120명(55.8%), 교직원 3만7,534명(28.6%), 일반 시민 1만4,382명(11%), 대학생 3,882명(3%), 초등학생 1,186명(0.9%), 중·고등학생 966명(0.7%)이 참여했다. 지역별로는 경기(28.3%), 서울(15.4%), 인천(7.2%) 등 수도권 거주자 응답이 많았다. 설문조사 결과에 지역별, 연령별, 직군별 가중치가 반영되지는 않은 셈이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해당 설문조사를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각 학교에 공문을 내려 동일한 기간 실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