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령 '국민 MC' 송해가 10일 제2의 고향인 대구 달성군 송해공원이 내려다보이는 함박산 자락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 후 경북 김천화장장을 거친 고인의 유해는 오후 1시 5분쯤 송해공원에 도착했고,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석옥이씨 옆에 나란히 안장됐다.
공원에 도착한 송씨 유해는 고인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송해기념관 전시장을 한 바퀴 돌고 임시분향소를 거친 후 공원 내 백세정을 지나 묘소로 향했다. 오후 1시 51분쯤 도로에서 산길로 350m 거리의 묘소에 도착하자, 산신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하관 작업이 시작됐다.
유족과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 김문오 경북 달성군수 등 20여 명이 스님들의 염불소리를 뒤로 한 채 고운 흙을 유해 위에 뿌렸고, 묘지를 찾은 500여 명이 눈물을 흘렸다. 인부들이 마무리 작업을 할 때 한 60대 남성이 “물 없이 그렇게 흙만 밟아서는 안 된다”며 소란을 피우다 제지 당하기도 했다. 하관 작업이 마무리되자 송해의 딸과 사위, 손자 등이 제배하며 장례는 마무리됐다.
묘소 인근에서 흙으로 그의 초상화를 그리던 방주혁(58)씨는 “송해라는 위대한 예술인에게 헌정하는 작업”이라며 “아무쪼록 영면하시고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군수도 “송해 선생님은 지난 10여 년간 제2의 고향인 달성군을 위해 마음을 써주신 고마운 분"이라며 “고인 유지대로 부인 곁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송해공원 일대는 낮 12시부터 고인을 추모하는 팬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공원 일대에는 '송해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현수막 10여 개가 걸렸고, 1,000여 명의 인파가 묘소 예정지까지 500m 정도 늘어섰다.
임시분향소에도 고인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송해기념관 앞 공터에서는 ‘송해공원 사랑모임’에서 무료로 차를 나눠줬다. 송씨와 매일 무대에 오르며 사망 하루 전날인 7일에도 ‘이천원 국밥집’에서 저녁을 먹었다는 모모킴씨와 전우희씨는 “오늘 아침 장례식장을 출발해 곧바로 송해공원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선생님 생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성군은 2016년 송해 처가가 있는 옥포읍 기세리 옥연지 일대 4만7,300㎡ 부지에 80여억 원을 들여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송해공원이라고 명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