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이렇게까지 (비대위원장직이) 힘들 줄은 저도 처음에는 몰랐다"고 고백했다. 하루에 1만 통 문자폭탄도 맞아본 사실도 공개했다.
박 위원장은 30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박지현과 민주당을 지지해주시는 분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비대위원장직 제안을) 끝까지 안 한다고 버틸 걸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대선에서 지고 왜 국민에게 지지를 잃었는지 반성하고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저에게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참 쉽지 않았다"며 "곳곳이 보이지 않는 벽으로 가득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문자폭탄도 맞아봤다. 하루에 문자가 1만 통이 오더라"며 "이분들이 누구인지도, 어떤 목적인지도 모르겠는데, 한편으로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속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민주당이 민주 정당으로 갖춰야 할 기본 품격과 상식은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국민에게 다시 반성하고 변화하겠다는 약속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갑자기 나이 드신 분들 다 몰아내자는 주장처럼 이야기가 번지는 바람에 소란도 있었는데, 그래도 진통 끝에 약속했다"며 "제가 제안한 5대 혁신안을 선거 뒤에 추진키로 결의하고 발표했다"고 했다.
그는 "청년 정치를 키워 더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을 만들고, 성폭력 같은 범죄는 용서 없이 처리하고, 국민에게 약속한 일은 꼭 지키고, 언어폭력을 함부로 하면 엄격히 징계하고, 우리가 관심 많은 양극화 해소, 기후 위기, 국민연금, 인구소멸, 지방청년 일자리 같은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힘들고 벅찬 시간들을 달려 이제 거의 결승선에 도착했다"며 "여러분이 함께 아파해주고 격려하지 않았다면 중간쯤 멈췄을지도 모른다.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기면 제가 진짜 실천하겠다. 저를 믿고 함께해주는 분들과 해내겠다"며 "능력과 관계없는 나이 무시부터, 학력·지역에 따른 차별, 격차도 당에서 용인될 수 없게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이날 오전 10시 인천 계양구에서 '투표해야 이깁니다'를 주제로 한 합동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최근 갈등을 겪은 윤·박 공동비대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나란히 참석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