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환자가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운동량이 줄고 식습관이 바뀐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대에서 비만 환자가 3.6배나 늘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2017~2021 영양결핍과 비만 통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3만170명으로, 2017년(1만4,966명)의 2배가 넘는다. 성별로는 남성이 9,676명으로 2017년(2,832명)보다 3.4배 늘었다. 1만2,134명(2017년)에서 2만494명(2021년)으로 1.7배 많아진 여성보다 증가 폭이 훨씬 크다.
작년 비만 환자를 연령대에 따라 구분하면 30대가 6,666명(22.1%)으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6,504명, 21.6%), 10대(4,457명, 14.8%), 50대(3,984명, 13.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비중이 가장 높은 30대와 40대 비만 환자는 2017년과 비교해 각각 59.8%, 80.4% 증가했다.
비만 환자 증가 폭이 가장 큰 연령대는 10대였다. 2017년 1,227명이었던 10대 비만 환자는 지난해 4,457명으로 3.6배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10대 미만 환자도 1,014명에서 3,102명으로 3배 늘었다. 2021년 10대 이하의 비만 환자 증가는 전년과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2020년 대비 2021년 환자 수가 10대에선 82.1% 증가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이 기간 10대 미만 환자도 34.8% 증가했다.
심평원은 비만 환자가 이렇게 증가한 원인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을 꼽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외출을 줄이고 집에 오랜 시간 머물며 인스턴트 음식이나 배달음식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인스턴트 음식 섭취가 늘었다’고 답한 사람이 21.5%, ‘배달음식 섭취가 늘었다’는 응답이 38.5%였다. 또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걷기와 운동 같은 신체 활동이 줄었다는 응답이 52.6%로 나타났다.
심평원 관계자는 “특히 급증한 10대 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학생 모두의 적극적인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으론 영양결핍으로 진단받은 사람 역시 크게 늘었다. 2017년 14만9,791명에서 지난해 33만5,441명으로 2.2배나 뛰었다. 작년 영양결핍 환자는 여성이 25만4,383명, 남성이 8만1,058명이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8만407명(2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7만547명, 21%), 40대(5만6,215명, 16.8%), 30대(3만6,829명, 11%) 순이었다.
작년 10대 영양결핍 환자는 전체의 4%로 비중은 작지만, 증가 폭이 컸다. 2017년 4,802명에서 1만3,522명으로 2.8배나 늘었다. 10대 미만 환자도 같은 기간 3,928명에서 7,822명으로 2배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영양결핍 환자 중에선 비타민D 결핍이 24만7,077명(73.7%)으로 가장 많았다. 비타민D가 부족해지지 않으려면 균형 있게 식사를 하고 야외에서 햇볕을 쬐어야 한다. 결국 비타민D 결핍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식습관 변화와 활동량 부족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심평원은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과 인의 혈액 내 농도가 충분히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뼈에 축적되지 못해 골격이 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