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고, 사랑합니다"...헬기 추락 순직 해경 '눈물의 영결식'

입력
2022.04.1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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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동료 등 영결식 참석자 울음 이어져
문 대통령, "대한민국은 고인 잊지 않을 것"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존경한다고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우리 가족을 위해줘서 고맙고, 누구 보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1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강서실내체육관. 제주에서 구조 임무 수행 중 헬기가 추락해 순직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소속 부기장 정두환(50) 경감과 정비사 차주일(42)ㆍ전탐사 황현준(27) 경사의 합동영결식이 열렸다. 이날 영결식에서 고 정 경감의 아들이 고별사를 하자 장내 곳곳에서 울음과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아들은 “아버지가 어디서든 보고 있다고 믿고, 어디서도 아버지가 당당하게 자랑할 수 있는 아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울먹였다.

정 경감의 아들에 이어 고별사를 한 남해해경청 항공단 소속 강병찬 경장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나지만 우리 가까이 함께 날아 주십시오,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라고 한 뒤 순직한 동료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잘가요! 안녕!”이라고 말을 맺었다. 장내는 또 한번 눈물 바다가 됐다. 고별사를 마친 뒤 유족들은 흰색 국화를 손에 들고 헌화대 앞에 선 채로 영정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순직 경찰관들의 가족과 남해해경청 직원들을 비롯해,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299명이 참석했다. 장례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임명장 추서, 훈장 추서, 대통령 조전, 해양경찰청장 조사, 고별사, 조총 및 고인에 대한 경례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 조전을 전한 문 장관은 "우리는 최고의 해양경찰관을 잃었다"면서 "대한민국은 국민을 구조하기 위해 투철하게 자신의 임무를 다한 고인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결식이 끝난 뒤에는 참석한 해경 직원이 모두 영결식장 정문에서 운구차까지 좌우 양쪽으로 도열해 마지막 가는 순직 경찰들에게 손을 올려 경례했다. 이들 순직 해경은 이후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을 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한다

순직 해경들은 8일 오전 1시 32분쯤 대만 인근 해상서 실종된 예인선 교토 1호의 수색·구조를 위해 출동했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들은 급파된 해경 경비함정 3012함에 중앙해양특수구조단원 6명과 장비를 이송한 뒤, 함정에서 이륙하는 과정에서 헬기와 함께 추락했다.

부산= 권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