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재무팀장으로 재직하면서 회삿돈 2,215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5)씨가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4부(부장 김동현)는 6일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 혐의를 받는 이씨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씨는 초록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와 페이스실드(얼굴 가리개)를 쓴 채 방청석을 둘러보며 입정했다.
이씨의 변호인은 재판부에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가 회사 자금을 관리하면서 2020년 11월 2일부터 이듬해 10월 6일까지 총 15회에 걸쳐 총 2,215억 원을 빼돌렸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다만 "피고인의 범죄수익은닉 혐의 기소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텐데 기소가 된다면 이 사건(횡령)과 병합해서 재판받길 원한다"고 요청했다. 이씨가 횡령 사건 재판에서 증거에 동의했다가 나중에 입장을 바꾸면 재판부가 예단할 여지가 있으니, 추가 기소가 이뤄진 뒤 증거 인정 절차를 한 번에 진행해달라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가족 4명(아내, 여동생, 처제 부부)과 함께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검찰에 추가 송치됐다.
이날 재판엔 이씨의 아내와 여동생이 방청객으로 참석했다. 이들은 "제3자 명의로 된 재산에 대한 몰수 및 추징에 반대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을 받고 "아직 협의가 되지 않아 추후에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와 가족들은 재판 중간중간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2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