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씨가 현지에서 시민의 탈출을 돕다가 사망했다. 향년 33세. 리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추모 댓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13일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에 따르면 리씨는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이르핀에서 시민을 탈출시키다 최근 숨졌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이르핀은 수일째 격렬한 시가전이 이어지고 있는 격전지다.
리씨는 자카르파티아 출신 어머니와 크림반도 고려인인 아버지 밑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다. 리씨는 우크라이나에서 유명 배우로, MC와 성우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원입대했다.
리씨는 4일 SNS에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지난 48시간 동안 앉아서 우리가 어떻게 폭격당하고 있는지 봤다"며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돌아올 것이고 그래서 웃고 있다"고 적었다. 그가 올린 마지막 글엔 '영원히 기억하겠다' 등의 댓글 5,000여 개가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