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해 "기획된 협박정치의 결과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못 만나면 깐다'더니, 한밤중에 밀실에서 두 후보가 만나서 합당까지 합의를 했다는 것이 상당히 의문이 가는 대목"이라고 했다. '정리해서 못 만나면 깐다'는 단일화 협상 경과를 담은 국민의힘 측 문서명이다.
윤 원내대표는 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합당까지 이야기할 정도의 그런 많은 협상이 있었는가, 그것도 아니다"라며 "어색할 만큼 야합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희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평론가들의 관측"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사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는 의혹을 표했다. 안 대표 측의 '정권교체·성공한 정부 만들기'라는 설명에는 "그런 대의명분이 있는 것처럼 포장을 하지만 야밤에 이뤄진 일들에 대한 충분한 해명은 못 된다고 생각한다"고 깎아 내렸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는 어떤 자리를 제안할테니 단일화를 하자던가 또 다른 제안을 하는 식의 거래를 하고자 하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또 "저희는 안 대표에게 완주를 요청한 적도 사퇴를 요청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안 대표를 향해 통합정부 구상을 내놓은 바, 민주당의 태도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아니냐는 지적에 대응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은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를 하겠다는 이른바 '안철수의 꿈'에 부응하는 정치개혁 구상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통합을 선언한 것은 사실상 양당체제에 투항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단일화의 영향은 매우 적거나 오히려 이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후자에 대해 2002년 정몽준 당시 후보의 단일화 폐기선언을 언급하며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 쪽과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인데 정반대의 결과를 낳지 않았나. 기획자의 의도가 드러나면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단일화 발표 당일 비상체제를 선포한 것은 단일화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대선까지 남은) 5일간 24시간씩 120시간을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을 하자는 선대본 전체 자원의 막판 비상의 의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