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재건축 규제 할만큼 했다… 이제 정부 몫만 남아”

입력
2022.02.0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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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6ㆍ1 지방선거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4ㆍ7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표 차로 이긴 뒤 역점 추진하던 ‘서울시 바로세우기’, 재건축 완화 정책은 물론, 용산 미군기지 개발 원안 추진 등 서울 경쟁력 회복을 위한 중장기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서울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7일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6월 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시민은 안 계실 것”이라며 지방선거 4선 도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5년을 한다고 보고 계획을 세워 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로 취임 10개월을 맞은 오 시장은 간담회에서 정책의 변화와 연속성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과거 위탁사업, 보조금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기득권이 서울시에 들어와서 일하는 조직 분위기를 망가뜨린 부분 등 총체적 문제를 바로잡는 일이 진행 중"이라며 "시의회가 반대하고 삭감예산을 상당 부분 복원하는 바람에 목표치의 반의반밖에 못 했지만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큰 걸음을 내디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민선 7ㆍ8기라고 기수를 나누긴 하지만, 정책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계속 업그레이드해 지속 추진돼야 한다”며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서울비전 2030’은 어느 시장이 들어오더라도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속통합기획 등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오 시장은 정부에 재건축 규제 완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부동산 재건축 규제 완화와 관련해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며 “(대선 후보) 모두 규제 완화를 공언하고 있고,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서울의 마지막 ‘노른자위’ 재개발 지구로 꼽히는 용산과 관련해선, “용산정비창 개발은 높이ㆍ층수 규제 완화를 담은 ‘2040 서울 도시기본계획’을 통해 상반기 중 발표할 것”이라며 “용산 미군기지 개발은 당초 서울시민의 총의로 녹지공간, 자연성이 보전되는 공간으로 법까지 만들어 미래를 설계한 만큼, 원안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 미군부지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는 몇몇 문제들과 관련해선 공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사랑상품권 위탁운영사업자’ 교체 이후 잇따르고 있는 시민 불편에 대해선 ‘제로페이’ 운영사인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저비용·고효율 제도로 바꾸는 과정에서 경쟁에서 진 쪽이 패배를 인정 않고 계속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긴 분쟁”이라며 “한결원 이사장이 비즈플레이(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사)를 비롯한 웹캐시 회사의 경영에 책임이 있는 분인데 이건 누가 봐도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편향성 문제로 취임 전부터 각을 세우던 교통방송(TBS)과 관련해선 “요즘 교통방송(정보)를 들으면서 운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티맵을 켜고 운전한다"며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구조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TBS의 낮은 재정자립도와 관련해선 “TBS가 현재 TV, FM, eFM 3개 방송국이 있는데 방송통신위원회에 찾아가고, 광고 유치 계획을 세웠느냐”고 반문, TBS의 분발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된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 '과잉 의전'과 예산 유용 문제에 관해 "엄중한 상황 인식을 갖고 타산지석을 삼아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종편에서 한 패널이 10년 전 시장 시절 당시 제 배우자가 해외 경비로 3,000만 원을 썼다고 발언해 확인해보니 사실과 전혀 달랐다"며 "과거 일이니까 교묘하게 경계를 넘나들며 사실을 왜곡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멘트로 슬쩍 넘어가는 것은 정말 정정당당하지도 않고 구태답다"고 비판했다.

류종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