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공방전... 李 "모른다고 상상하지 못해", 尹 "어려운 거 설명해야 예의"

입력
2022.02.04 21:00
대선후보 첫 TV토론 이후 'RE100' 논란 
이재명 "단어 문제 아니라 국가 산업전환 핵심과제"
윤석열 "대통령 될 사람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AI윤석열 뒤늦은 반격 "EU 택소노미 제대로 아나"

"국가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RE100'을 모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려운 것이 있으면 설명해가면서 질문해 주는 게 예의 아닌가 싶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2 대선후보들의 첫 TV토론회를 놓고 때 아닌 'RE100(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4일 이에 대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서로를 비판했다. 전날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RE100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며 질문했고, 윤 후보는 "그게 뭐냐"고 되물어 논란이 일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RE100'을 파악하지 못한 윤 후보를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이 일상적 삶 속에서 모르는 건 있을 수 있지만, 전환시대와 국가경제를 설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걸 모른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RE100' 질의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무례하다" "전문지식 과시" 등을 주장하며 비난했다.


이 후보는 'RE100'이 중대한 산업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RE100 문제는 단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전환의 핵심과제"라며 "세계적으로 350개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을 선언하고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되지 않은 물품은 공급받지도 않겠다고 결의했기 때문에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중대 과제 중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캠페인을 말한다. 애플, 구글, BMW 등 글로벌 기업이 동참하고 있다.

그는 "아마 전국에서 'RE100을 한다'는 요청이 쇄도하는데 각 지방정부에서 RE100을 하겠다는 요구가 얼마인지 보면 판단이 다를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RE100 전용 산업단지 건설은 매우 중요한 현안"이라고 주장했다.



AI 윤석열도 반격 "이땡땡님, 제대로 알고 질문하신 것 맞나"

윤석열 후보도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대선후보 농업정책 비전 발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RE100'이 뭔지 되물었던 것을 해명했다.

그는 '전날 TV토론에서 일부 용어를 몰라 민주당에 정책적 약점을 보인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 될 사람이 RE100이나 이런 거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어려운 것이 있으면 설명해가면서 질문해 주는 게 예의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전날 TV토론에서 'RE100'이 뭔지 되묻는 등 일부 용어를 모르는 것에 대해 "대선후보로서 자질이 의심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결국 이날 AI 윤석열까지 대동했다. 전날 이 후보의 'RE100' 질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날 '윤석열 공약위키' 홈페이지에는 "RE100, 택소노미가 뭐예요?"라는 질문에 AI 윤석열이 답변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후보가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물었던 단어들이다. 그러자 AI 윤석열은 "저도 TV토론을 통해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이땡땡(이재명 후보)님 제대로 알고 질문하신 것 맞느냐"며 "EU에선 그린 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키기로 했는데, 감원전을 주장하는 분이 할 질문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또 AI 윤석열은 "원전에 대한 세계적 추세는 알고 얘기하신 거냐"면서 "저한테 잽 날리다 헛발질하신 것 같다"고도 했다. "아무쪼록 국민들이 검증할 양질의 TV토론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며 다소 늦은 반격에 나섰다.

앞서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EU 택소노미(Green Taxonomy·녹색분류체계)'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EU 택소노미는 매우 중요한 의제"라며 "윤 후보는 원전을 주장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EU 뭐라는 거 들어본 적 없으니 가르쳐달라"는 반응을 보였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