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만 환자일수록 대장암 재발이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정현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은 비만 환자의 복부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에 따른 대장암 재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에서다.
강 교수팀은 2005년 3월~2014년 4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1기에서 3기로 수술을 받은 환자 987명(남성 583명, 여성 404명)을 대상으로 복부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과 대장암 재발 예후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수술 전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 지방에 대한 평가가 가능한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팀은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41.73㎠, 여성 ≥168.71㎠)과 복부 내장지방이 높은 환자군(남성 ≥174.38㎠, 여성 ≥83.65㎠)을 ‘고지방 그룹’으로,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저지방 그룹’으로 나눴다.
두 집단의 대장암 수술 후 5년 간 재발 위험도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피하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63%, 복부 내장지방 비만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49% 정도 재발의 위험도가 감소했다.
피하지방 및 복부 내장지방의 요소를 모두 고려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했을 때, 피하지방이 높은 환자군이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재발 위험성이 무려 50% 정도 줄어들었다.
강정현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만이 대장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수술받은 대장암 환자에게는 복부 내장 지방이 많은 환자군이나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에서 대장암 재발이 더 적게 발생해 환자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강 교수는 “특히 이 가운데 피하지방이 많은 환자군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군보다 훨씬 좋은 생존율을 보여주고 있어 ‘비만의 역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결과가 관찰됐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영양 학술지인 ‘Clinical Nutrition(IF: 7.324)’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