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 지지율이 12%p차?... 與 술렁였지만 아직 모른다

입력
2021.11.08 21:00
3면

윤석열 43.0% 대 이재명 31.2%.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10%포인트 넘게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민주당 내부는 크게 술렁였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사이, 경선 승리에 따른 ‘컨벤션 효과(대형 정치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오르는 현상)’를 온전히 누린 윤 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벌릴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지지율 차이가 아직 오차범위 내라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되면서 당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 6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43.0%를 얻은 윤 후보가 30% 초반에 그친 이 후보를 11.8%포인트 앞섰다. 오차범위(±3.1%포인트)를 훌쩍 벗어난 수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4.7%), 심상정 정의당 후보(3.7%)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29, 30일 TBS-KSOI의 직전 여론조사에서 윤ㆍ이 두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2.4%, 33.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만에 확대폭이 두드러진다. KSOI 측은 윤 후보의 상승세 이유로 “컨벤션 효과가 쏠쏠했다”고 진단했다. 윤 후보는 최대 약점으로 지목된 2030세대 지지율도 크게 올랐다. 18~29세 지지율(34.3%)이 지난주 대비 18.7%포인트나 뛰었고, 30대(35.5%) 역시 16.1%포인트 상승했다.

민주당 "李, 역벤션 탓 아니냐" 긴장

곧 민주당에는 위기감이 감돌았다. 지지율은 격차가 한 번 벌어지면 상대가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여간해선 좁히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날 조사에서 ‘지지후보 교체 의향’을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76.0%가 “(지금 지지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해 자칫 야권 우위 구도가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더욱 커졌다.

여론은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돌파 승부수로 던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에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추가 세수’를 활용한 지원금 추가 지급이 타당한지, 의견을 구하는 질문에 “재정에 부담을 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이 60.1%로, “내수 진작을 위해 필요하다”(32.8%)는 응답을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엇갈린 조사결과 "尹, 컨벤션 성공 속단 일러"

물론 윤 후보 선출 뒤 실시된 여론조사들도 결과가 엇갈리는 만큼 컨벤션 효과를 단언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윤 후보의 추세적 하락세가 반전됐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하고 △경선 직후 실시된 조사여서 내분 등 후폭풍 여부가 아직 여론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런 신중론을 뒷받침한다. 실제 SBS-넥스트리서치가 6,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0.7%, 34.7%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 박빙이었다. KBS-한국리서치의 5~7일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28.6%, 윤 후보가 34.6%로 격차가 오차범위(±3.1%포인트) 안쪽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내 전망은 분분하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하다가 참패로 이어진 4ㆍ7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거론하며 “이대로 가면 대선에서도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MBC 인터뷰에서 “조사방식 차이도 있고 해서 (윤 후보 지지율에) 거품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지율 격차가) 3~5%포인트 이내로 원상회복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