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으로 게임 만들어 즐기자'...이제 리메이크 열풍까지 불었다

입력
2021.10.02 12:00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세계적 인기 속
아마추어 게임 제작자들 리메이크 제작 바람
플랫폼 게임 프로그램 '로블록스'에 300개 넘어 
구도 비슷한 '폴 가이즈' SNS도 '오징어 게임' 언급

국내에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의 사례로도 알려져 있는,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제작하고 플레이할 수 있는 플랫폼 게임 프로그램 '로블록스'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연상케 하는 게임이 대거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보름 남짓 지났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상황을 반영하듯 지난달 30일 현재 로블록스에서 공유되고 있는 이용자 제작 게임을 보면 'Squid Game(오징어 게임)'을 직접 언급하거나 이를 떠올리게 하는 형태의 게임이 어림잡아 300개가 넘는다.

직접적으로 게임 이름을 오징어 게임이라고 부른 경우도 있지만,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은 비슷한 명칭을 택한 로블록스 내 유명 제작진의 작품 '피쉬 게임(Fish Game)'과, 드라마에 등장한 여섯 가지 게임을 모두 제작했다는 '헥사 게임(Hexa Game)' 등이다.



드라마에서 첫번째 게임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즉 'Red light, Green light(빨간 불 파란 불)'만을 따로 제작한 경우도 다수다. 일부는 게임 전 대기실에 침대가 가득 놓인 드라마 속 숙소를 재현하기도 했다.

앞서 게임 전문 매체 IGN은 로블록스의 메인 페이지라 할 수 있는 '인기 게임'란에 '오징어 게임'의 로블록스판 리메이크가 여럿 올라가 있다며, 실제로 게임이 단기간에 메인 페이지에 올라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로블록스에서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게임들의 인기가 크다는 뜻이다.

가장 인기 있는 '피쉬 게임' 제작진은 "이미 (로블록스에) 오징어 게임을 흉내낸 게임들이 있지만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 우리가 직접 만들어 봤다"면서 트위터를 통해 쏟아지는 관심에 감사하다고 했다.



'애들 게임' 로블록스에 '오징어 게임' 괜찮을까



물론 넷플릭스나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오징어 게임' 흉내가 달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생긴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를 이용자 제작 콘텐츠(UCC)로 여길 가능성도 있다.

로블록스 특성을 감안하면 대부분 게임들은 상업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조악한 작품이고, 서로가 서로를 베끼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일부는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를 판매하기보다 '제작자 후원(도네이션)'이라는 명목을 내세웠다.

이와는 별도로 메타버스 전문 작가인 와그너 제임스 아우는 "로블록스가 폭력적 콘텐츠를 극도로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어떤 대응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드라마가 극도의 폭력성을 포함한 반면 로블록스는 10대들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로블록스는 자체적으로 이미 '잔혹한 묘사'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애초에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게임들 자체는 어린이들의 놀이가 원형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로블록스 측이 '오징어 게임'류의 유행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없다.



"폴 가이즈, '오징어 게임' 스킨 만들어달라"



또 다른 게임인 '폴 가이즈'도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유행 흐름에 올라탔다. 이 게임 운영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폴 가이즈' 게임 안에 '오징어 게임'의 요소를 삽입한 사진을 여러 차례 올렸다.

'폴 가이즈'는 제한 시간 내에 경주 등 여러 가지 경쟁 게임을 펼치고, 라운드별로 경쟁자 일부를 탈락시켜 최후의 우승자를 꼽는 아케이드 게임이다. 이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폴 가이즈'와 '오징어 게임' 속 게임이 비슷하다는 감상을 남겼고, 운영진도 이를 활용한 셈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폴 가이즈'에서 '오징어 게임'과 정식 협력을 통해 게임 캐릭터가 참가자나 진행요원 스킨(외양)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