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수사심의위, 공군 성추행 '부실 수사' 책임자 기소 여부 결론 못내

입력
2021.08.19 15:40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처리 보류
'꼬리 자르기' 비판 의식한 것으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 ‘부실 초동 수사’ 책임자로 지목된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준장)의 기소 여부를 결론내지 못했다. 군 수사에 쏟아지는 ‘꼬리 자르기’ 비판 여론을 의식해 최종 판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방부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전날 제8차 회의를 열고 공군 검찰의 수사 지휘ㆍ감독 문제와 관련해 전 실장과 법무실 소속 고등검찰부장(중령) 등 2명의 직무유기 혐의를 심의했으나 끝내 처리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수사심의위 측은 “다음 기일에 논의를 계속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심의위는 전 실장에게 수사 상황을 유출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된 고등군사법원 직원에 대해서는 불기소 권고를 내렸다. 대신 내부 징계를 권고했다.

전 실장은 공군 법무실 수장이다. 성추행 피해를 겪다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A중사 사건 초동 수사를 맡았던 제20전투비행단 군검찰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지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유족 측이 부실 변론 의혹을 주장하는 국선변호인도 법무실 소속 군 법무관이다.

수사심의위는 앞서 10일 열린 7차 회의에서 사건 수사에 처음 관여한 20비행단 군사경찰 2명의 불기소를 권고해 유촉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전 실장을 기소하지 않을 경우 수사심의위가 “계속 꼬리 자르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유족과 여론의 비난을 감안해 판단을 미루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까지 A중사 사건으로 10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군 검사 등 공군 법무실 수사 지휘라인 관련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