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첫 번째 대선 공약으로 규제개혁을 내세웠다. 최 전 원장은 '준비가 덜 됐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 위해 정책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최 전 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정책 발표회를 열고 경제 공약을 일부 공개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내리막이었다"고 진단한 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정책 실험과 좌파 이념에 치우친 친노조, 반시장, 반기업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은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내세워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면 100일 동안 정부 규제의 신설·강화를 동결하고 필수규제를 제외한 모든 규제에 대해 원점에서 필요성과 적정성을 점검하겠다"며 "문재인 정권에서 신설되거나 강화된 불량 규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규제개혁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고 민간위원 참여를 더욱 독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 전 원장은 △기업규제 3법 △분양가 상한제 △대출 관련 규제 △임대차 3법 등을 우선 개혁 대상으로 언급했다. '기업규제 3법'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을 재계에서 부르는 말이다. '친기업' '친시장'이 정책 행보의 중심이 될 것을 예고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의 공약 발표는 '준비 부족' 논란을 하루빨리 씻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최 전 원장과 접점이 부족해 보이는 '경제'를 첫 번째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 전 원장 대선캠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1호 공약'이라기보다는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준비된 '첫 번째 공약'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