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한일관계가 죽창가를 부르다가 망가졌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와 유사한 역사의식에 경악한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이 열렸던 29일부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글을 연달아 올리며 윤 전 총장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 당시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묻는 일본 NHK 기자의 질문에 "외교는 실용주의, 실사구시, 현실주의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지금 한일관계가 수교 이후 가장 열악해졌으며 회복이 불가능해질 정도까지 망가졌다"고 답했다.
그러자 여권을 중심으로 윤 전 총장의 죽창가 언급이 사실상 조 전 장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7월 자신의 SNS에 죽창가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죽창가는 반봉건·반외세를 주창했던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민중가요다. 당시 청와대가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조치에 강경 메시지를 보내고 있을 때라, 조 전 장관의 죽창가 공유도 일본을 비판하는 메시지로 읽혔다.
윤 전 총장의 죽창가 언급에 의해 소환된 조 전 장관은 그의 역사의식을 비판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먼저 29일 늦은 밤 윤 전 총장에게 ① 대법원의 강제징용 노동자 (승소) 판결에 동의하는지 ② 일본 정부가 일으킨 (2019년의) 경제전쟁을 문재인 정부 또는 한국 대법원 탓이라고 생각하는지 ③ 이후 한국 기업의 기술자립화 수준이 높아졌고, 전체적으로 한국이 이겼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30일 0시쯤 "윤 전 총장의 역사의식 없는 대선출마 선언을 접하고 다시 올린다"며 죽창가 가사를 2년 만에 다시 공유했고, 몇 시간 뒤엔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 때문에 한일관계가 망가졌다는 사람들에 속함을 공표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