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 땅 투기 의혹으로 지난 3월 처음 고발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중 핵심 인물로 알려진 이른바 ‘강사장’에 대해 경찰이 17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동안 혐의 적용에 애를 먹은 경찰이 강사장 등 핵심 인물에 대한 영장을 신청하면서 첫 투기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강사장 포함 15명의 LH 직원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경기남부경찰청 특별수사대는 이날 오전 강사장으로 불리는 강씨와 공동명의로 신도시 예정지에 땅을 매입한 LH 직원 1명 등 2명에 대해 부패방지법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및 농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 및 보상금 등 38억 원에 대해서도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했다.
부패방지법은 보상 관련 부서에 근무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야 적용되는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는 것은 이들의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씨 등은 2017년 LH에 근무하면서 내부 정보를 이용해 광명시 옥길동의 논 526㎡와 시흥시 무지내동 밭 5,905㎡를 매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토지 매입 후 보상을 받기 위해 ㎡당 180∼190㎝ 길이의 나무를 촘촘하게 심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경기 안산시 상록구 장상지구 예정지 투기 의혹을 받는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전직 보좌관 B씨에 대해서도 지난 13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보완요청 없이 다음 날 바로 영장을 청구했다. 또 경찰이 신청한 12억5,000만 원에 대한 기소 전 몰수보전도 함께 청구했다. 다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은 현재까지 잡히지 않은 상태다.
A씨는 2019년 4월 11일 장상동 농지 1,550㎡를 자신의 부인 명의로 매입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한 달여 뒤인 같은 해 5월 7일 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당 토지가 포함된 장상동 일대를 1만3,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장상지구로 지정했다.
A씨는 토지를 매입할 당시 전 장관의 보좌관으로 역임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9일 건강상의 이유로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면직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야적장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토지를 매입했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3월 27일과 29일 A씨의 자택과 LH 본사, 경기본부 신도시사업처, 국토부, 경기도청, 안산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3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51건, 373명을 내·수사 중이다. 이 중 용인 SK반도체클러스터 인근 토지를 매입한 경기도청 전 간부공무원을 비롯해 5명을 구속했으며, 180억 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을 했다. LH 직원과 관련해서는 90명을 내·수사 중이며 이 중 LH 전·현직 직원은 33명이며, C씨 등 3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