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필수인력인 경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6일 시작됐다. 경찰 내부에선 대민 업무를 주로 하는 직업 특성상 서둘러 백신을 접종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반응이 많지만,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아스트라제네카(AZ)로 접종이 이뤄지는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경찰의 코로나19 예방 접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만 30세 미만을 제외한 12만970명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 서울 종로구보건소를 찾아 백신을 맞으면서 "경찰의 백신 우선 접종은 국민안전 수호자에 대한 배려이자 사회적 책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경찰뿐 아니라 해양경찰, 소방 등 총 17만6,347명의 사회필수인력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경찰의 백신 접종은 강제 사항이 아니라 희망하는 경찰관에 한해 개별적으로 시간과 장소를 선택해 접종하는 방식이다. 대부분 지방청에서는 접종 이후 3시간가량을 의무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다만 김 청장뿐 아니라 경찰청 및 지방청 간부들과 일선 경찰서장 등 지휘부 다수가 접종 첫날인 이날 백신을 맞고 일선에도 접종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경찰관들은 "백신 접종을 빨리 해야겠다는 공감대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간부는 "전국적으로 경찰서 내부에서 확진되는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는 것을 보고 오늘 접종을 끝냈다"며 "대민 업무를 지속해야 하는 만큼 동료 대부분이 일단 접종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소속 경찰관도 "부작용 뉴스 때문에 굳이 접종 일정을 미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오늘 접종을 마쳤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AZ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0시 기준 경찰을 포함한 전체 사회필수인력 접종 대상자의 접종 예약률이 57.4%에 그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 경찰서 간부는 "부작용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백신 접종에 대한)걱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백신 접종 예약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접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청장은 "안전한 일상으로의 신속한 복귀를 위해 백신 접종에 경찰 가족 모두가 적극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