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올림픽 개최 무책임” 美 기자 질문에 답변 회피

입력
2021.04.17 11:00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6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중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을 회피했다.

이날 기자회견 중 미국 로이터의 기자는 “일본의 보건 전문가들이 아직 일본이 (올림픽)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하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진행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이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에게 각각 질문을 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답한 후 스가 총리는 이에 직접 답하지 않고, 일본 매체 기자에게 다음 질문을 하라고 지명했다. 이 기자가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을 둘러싼 미국의 지지에 관해 묻자 총리는 “(회담) 내에서 올 여름 세계 화합의 상징으로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대회 개최를 실현하자는 결의를 말해,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재차 지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도쿄 대회를 실현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앞서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세계 화합의 상징으로 올 여름 도쿄 올림픽ㆍ패럴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를 표명했다.

현재 일본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따라 신규 감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사이타마ㆍ지바ㆍ가나가와ㆍ아이치현 등 총 4개 광역자치단체에 대해 이달 20일부터 다음달까지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를 적용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점조치가 적용된 광역 지자체는 도쿄도를 포함해 10곳이 됐다.

NHK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6일까지 이틀 연속 4,000명을 넘었고, 오사카부에서만 1,200명이 넘게 확진됐다. 도쿄도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각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큰 물결이 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도외 거주자가 도쿄도를 방문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올림픽 성화의 도로 봉송이 잇따라 취소되고 이달 중 결정하기로 했던 관중 상한도 결정이 미뤄지는 등 대회 준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회 관계자들은 출전 선수들에 대한 우선적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의료종사자들조차 다 맞지 못했다"며 반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