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일수록 백신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말이 많은데, 제 나이가 접종 연령(만 30세 이상) 경계에 딱 걸려 맞게 되니까 조금 찝찝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코로나 자체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다 보니 빨리 맞고 끝내자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재개된 12일 오후, 서울 동작보건소 1층 접종실 앞은 특수학교 교직원 및 보건교사 대기줄로 붐볐다. 이날 오후 1시쯤 보건소를 찾은 장애아동 통합 어린이집 교사 문모(30)씨는 백신 접종 후 왼쪽 팔뚝을 문지르며 이상반응 관찰구역으로 이동했다. "제가 1991년 12월생이에요. 생일이 지나기 전이라 친구들이 '넌 안 맞겠다'고 했는데 (만 30세를 가르는)기준이 그게 아닌가 봐요."(※방역당국은 생일 아닌 생년을 기준으로 만 30세 이상 여부를 구분함) 문씨는 30분의 관찰 시간 동안 별다른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아 어린이집으로 복귀했다.
혈전증 부작용 논란으로 일시 중단됐던 AZ 백신 접종이 중단 나흘 만인 12일부터 특수교육 종사자,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장애인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재개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이 전날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AZ 백신 부작용 논의 결과를 공개하며 "2분기 접종계획에 따라 AZ 백신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히면서다. 다만 예방 효과보다 부작용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되는 30세 미만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동작보건소에서 백신을 맞기로 한 예약자는 총 48명. 같은 직장 동료들이 함께 방문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 중인 윤대성(51)씨는 백신 접종을 마친 뒤 "면역력이 약한 어린 아이들을 대하다 보니 그동안 불안했다"면서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직종이라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보다 먼저 백신을 맞은 동료 교직원 전모(55)씨는 "맞은 직후 가족들이 전화를 걸어 괜찮냐고 걱정하던데, 아직 몸에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장애아동 통합 어린이집의 경우, 같은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더라도 장애아동을 전담하는 교사들이 먼저 백신 접종 대상자가 됐다. 교사들은 예상보다 빨리 접종이 재개됐다는 반응이었다. 동작구에서 장애아동 보육교사로 일하는 박모(50)씨는 "당연히 접종이 한참 미뤄지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발표가 있고 얼마 안 돼 바로 (접종 안내)문자가 오더라"며 "결과적으로 혈전 논란 전 예정됐던 날짜에 그대로 맞게 됐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선 강동구, 중랑구, 송파구, 금천구, 동작구 보건소가 AZ 백신 접종을 재개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예약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첫날보다는 둘째 날부터 더 많은 곳에서 접종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