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호소 3인방' 고민정·진선미·남인순, 박영선캠프서 빠졌다

입력
2021.03.1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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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대변인인 고민정 의원이 18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며 "캠프 대변인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진선미 의원과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인 남인순 의원도 차례로 박 후보 캠프에서 물러났다. 피해자 A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남인순ㆍ진선미ㆍ고민정 의원에 대한 징계를 박 후보에게 요구했다.

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의 잘못된 생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안겨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피해자의 아픔을 치유해 드릴 수 있을까 지난 몇 개월 동안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고 운을 뗀 뒤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엄마로서 함께 보듬어야 할 아픔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숱한 날들을 지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이 회복될 수 있기를, 이 괴로운 날들 속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직접 만나뵙고 진실한 마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박 후보와의 사전 협의 없이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후보는 "짊어지고 가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대신 자신이 비판을 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고 의원 사퇴 이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증이 훅 가슴 한쪽을 뚫고 지나간다. 이렇게 해서라도 치유가 된다면 하루빨리 해야 하지 않겠냐고 고 대변인이 저한테 되묻는다"라며 "삶이란 것을 다시 시작한다. 아프다"고 심정을 밝혔다.

고 의원에 이어 진 의원도 페이스북틀 통해 “겉으로는 아닌듯 살아가고 있지만 진심을 표현하는 것조차 두려워 망설이기만 하고 있었다”며 “이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하며 캠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안규백 상임선대위원장에게 ‘피해자에게 고통을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하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입장을 전하며 공동선대본부장 직에서 사임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선거가 불리하게 돌아가니 정략적 손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소진 기자
이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