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한일 해저터널? 일본 위한 정책" 김종인 승부수에 반발

입력
2021.02.02 15:00
김종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 검토"에
"1980년대부터 일본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사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한일 해저터널 건설 검토'에 대한 범여권의 반발이 종일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것이야말로 김종인 위원장이 말한 이적행위에 가까운 것"이라며 "매우 부적절한 정책 선거공약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해저터널 건설 시) 우리가 얻는 수익이 한 5라면 일본이 얻는 수익은 한 500 이상이 될 것"이라며 "한국보다는 일본을 위한 정책인데 왜 갑자기 뜬금없이 이 정책을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날 김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한 정면 비판인 것이다.

홍 의원은 "해저터널을 통해 일본을 연결해준다면 우리가 얻는 수익은 일본으로 차가 간다는 것밖에 없지만, 일본은 우리나라와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부산지역에서 물류 하는 분들 중 특정적으로 일본과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 분 제외하고 한반도 물류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진애 "해저터널로 부산을 통과역으로 만들겠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무리 급해도 한일 해저터널을 들고 나오니 (김종인 위원장의) 판단이 완전히 흐려지신 것인가"라며 "친일 본색이 드러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일 해저터널은 1980년대부터 일본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사안"이라며 "한 마디로 '섬나라 일본의 대륙화 전략'이자 일본 항만 경쟁력 유지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도시전문가인 김진애 의원은 "'선(線)으로 이어지는 교통망에서는 시종점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는 것이 교통체계 원칙이건만 이걸 외면한다? 부산을 통과역으로 만들겠다? 한일 해저터널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남권 신공항은 애당초 가덕도 신공항으로 정해졌어야 했다"며 "공연히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저울질하면서 정치적 결정을 내렸던 박근혜 정권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가 아니라 '태평양 제1의 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 그것을 가능케 해주는 것이 신국제공항과 부산항만"이라며 "부산을 서울이나 수도권과 비교하지 말고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홍콩을 넘어서라. 부산이 훌쩍 뛰어오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도시전문가이자 국토전문가이기도 하다"며 "여의도 정치권의 논쟁이 공허할 때가 너무 많아서, 참다 참다 못해 한 마디 한다"고 했다.

손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