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대 명물이 된 '엘사 눈사람'이 부서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다. 해당 장면이 SNS에서 공유되면서 눈사람을 부순 남성의 폭력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가수 이적씨는 자신의 SNS에 눈사람에 대한 폭력을 단순히 장난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그 폭력이 결국 사람에게 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전시 대전대 앞에서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누리꾼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남성이 엘사 모형을 한 눈사람을 부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올렸다. 엘사는 겨울을 소재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인공이다.
이 엘사 눈사람은 카페 점주가 폭설이 내린 8일에 만들어 카페 문 앞에 배치했다. 당시 높은 완성도로 SNS에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엘사 눈사람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은 지 하루 만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CCTV를 보면 한 남성이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며 눈사람 근처로 접근한 뒤 눈사람의 얼굴 부분을 손바닥으로 내리친다. 남성은 눈사람 얼굴이 떨어져 나가자 빠르게 도망간다.
점주는 인스타그램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표정이 너무 거슬렸나 보다. 뺨을 찰지게 날리시네요"라며 "그만큼 잘 만들었다고 믿는다"는 글을 적었다. 그러면서 "넌 형 얼굴 좀 보자"며 "엘사 없어요. 여러분 날 추운데 헛걸음하지 마세요"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이적씨는 이튿날인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눈사람'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한 여성이 길가에 놓인 눈사람을 부수는 남자친구를 보고 이별을 결심했다는 내용의 글이다.
이씨는 "A씨는 폭설이 내린 다음날 남자친구와 거리를 걷다가 길가에 놓인 아담한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남자친구를 보고 결별을 결심했다"며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진 않았다. 저 귀여운 눈사람을 아무렇지 않게 파괴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고 진심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이 소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뭐 이런 장난으로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느냐는 듯 이죽거리는 눈빛이 역겨웠다"며 "눈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면 동물을 학대할 수 있고, 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거라는 공포도 입에 담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