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로 간 윤석열, 두번째 법적 대응... "법무장관 주도 징계위 구성은 위헌"

입력
2020.12.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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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징계법 헌법소원 제기·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검찰총장 징계 시 공정성 전혀 보장받을 수 없어"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 "악수인 것 같다" 평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법무부 장관 주도하에 검사징계위원회를 꾸리도록 한 검사징계법 관련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위헌 여부 결정 전까지 이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자신에 대한 징계위 진행 절차를 멈춰 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징계청구ㆍ직무집행정지 조치를 당하자 서울행정법원에 해당 처분의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또다시 법률적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윤 총장의 변호인인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검사징계법 제5조 2항 2호와 3호는 검찰총장인 검사의 징계에 적용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ㆍ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윤 총장 측이 현 검사징계법을 문제 삼고 나선 이유는 현행법상 법무부 장관만이 검찰총장 징계를 청구할 수 있는데, 장관이 ‘징계 청구권자’라는 이유로 징계위에서 빠지더라도 결국 징계위 구성에는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검사징계법 5조 2항은 징계위원장(법무부 장관) 이외의 검사징계위원 구성에 대한 내용으로, 같은 항 2호와 3호는 각각 ‘법무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법무부 장관이 변호사, 법학교수 및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에서 위촉하는 각 1명’으로 규정돼 있다. 사실상 법무부 장관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윤 총장 측은 “법무부 장관은 징계 청구와 함께 징계위원을 대부분 임명ㆍ위촉해 징계위원의 과반수를 구성할 수 있다”며 “장관이 징계 청구를 하고, 검찰총장이 징계 혐의자가 되면 공정성을 전혀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조항은 징계위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해할 수 있는 위원 구성 방식으로 징계대상이 된 검찰총장의 공무담임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계 청구권자가 징계위의 절대 다수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적법 절차의 중요 원칙인 적절성 및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고, △소추와 심판을 분리하는 사법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날 임기를 시작한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은 “악수(惡手)인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한 이 차관은 휴대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누군가가 “이 초식은 뭐죠? 징계위원회에 영향이 있나요?”라고 묻자 이 같이 답하며 “대체로 이것은 실체에 자신이 없는 쪽이 선택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효력정지가 나올 턱이 없고, 이것이 위헌이라면 그동안 징계받은 사람들 어떻게 하라고. 일단 법관징계법과 비교만 해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상대방은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전해졌으며, 이 같은 모습은 국회 사진기자단에 의해 포착됐다.

추 장관 측도 법적 대응 차원에서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추 장관 측 대리인인 이옥형 변호사는 지난 1일 윤 총장의 총장직 업무 복귀를 가능케 했던 서울행정법원의 집행정지 신청 사건 일부 인용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이날 즉시 항고장을 냈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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