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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에 붙은 갖가지 특약, 블록체인 도입에 걸림돌"

입력
2018.12.19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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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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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험산업에 인슈테크(InsureTechㆍIT 기술과 결합된 보험서비스)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 복잡한 상품구조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험 산업의 블록체인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보험상품 상당수는 핵심적인 보장을 이루는 ‘주보험’에 다양한 특약을 부가하는 방식으로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예컨대 주보험인 종신보험에 실손의료보험 기능 등을 붙이는 식이다. 때문에 약관이 복잡하고, 보장 범위가 천차만별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금 자동 지급 등 기능을 위해서는 상품의 표준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에 반하는 셈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특약이 100여개도 넘게 붙는 국내 상품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며 “보장하는 경우의 수가 복잡할수록 범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 시 효율성이 기대되는 분야는 보험금 지급 업무다. 보험금 지급 사유가 되는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스마트 계약’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프랑스 보험사 AXA는 이더리움 기반 블록체인을 활용해 비행기 연착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연착하면 해당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으로 보험사에 전달되고, 보험금이 실시간으로 지급되는 방식이다.

데이터를 곳곳에 분산해 관리하는 블록체인의 ‘분산원장’ 기술은 보안이 뛰어나 민감한 고객 정보를 관리하기에 제격이다. 개인정보가 모두 암호화된 데이터로 유통되기 때문에 내부 직원의 실수나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권혁준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은 큰 비용이 수반되고, 당장의 이익도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계속 주저한다면 중국 등 선진 인슈테크 국가와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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