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노쇼’ 위약금 문다

입력
2018.02.28 15: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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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보증금 받는 음식점 늘 듯

항공사 결항ㆍ지연 보상도 강화

앞으로 식당예약을 해놓고 식사 직전 취소하거나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예약 부도(No-Showㆍ노쇼)’ 행위를 하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항공기 운항이 지연될 경우 항공사가 ‘어쩔 수 없는 사유’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보상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소비자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와 사업자 간 분쟁이 발생할 때 구체적인 합의 및 권고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고시)이다. 다만 법적 구속력은 없기 때문에, 한쪽이 승복하지 않을 경우엔 민사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상공인에게 재료비 등 손해를 끼치는 노쇼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위약금이 대폭 강화됐다. 일반식당의 경우 예약시간 1시간 이내에 취소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으면 예약보증금 전액이 위약금으로 부과된다. 반대로 식당 주인 사정으로 예약이 취소되면 예약보증금의 2배를 위약금으로 돌려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예약보증금을 받는 식당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돌잔치나 회갑연(환갑잔치) 등 연회는 예약일 1개월 이내에 취소하면 기존에 낸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며, 특히 7일 이내 취소할 경우 이용금액의 10%도 추가로 내야 한다.

항공사 운항 지연에 대한 배상책임도 강화된다. 지금은 항공사가 ‘기상상태, 공항사정, 안전운항을 위한 정비 등 불가항력 사유’로 비행기를 늦게 띄울 경우 항공사의 배상책임(운임 10~30%)이 면제된다. 그러나 항공기 정비에 따른 지연까지 100% 면책사유로 인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앞으로는 불가항력적 사유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항공사의 입증이 있어야 배상책임을 면제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정비를 충실히 했지만 정말 예상치 못한 기체결함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항공사가 입증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바일 상품권(기준금액 1만원 초과 기준)은 8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환급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반상품권처럼 60%만 사용해도 환급이 가능하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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