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출된 ‘유물’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마크 테토

입력
2018.01.11 14:24
JTBC '비정상회담' 캡처
JTBC '비정상회담' 캡처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미국 기업인 마크 테토(38)가 일본에 반출됐던 우리 문화재를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14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불감(佛龕)과 관음보살상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올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이번 문화재 기증은 젊은 경영인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문화 후원 모임인 ‘국립중앙박물관회’의 젊은 친구들(YFM)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마크 테토는 이 모임 소속이다.

마크 테토와 YFM 회원들은 일제 강점기 대구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고미술품을 수집했던 이치다 지로(市田次郞)가 약 30년 전 일본으로 가져간 고려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구입해 지난 9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마크 테토는 이 모임의 유일한 외국인으로 알려졌다. 테토는 지난 10일 문화재 기증 소감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밝혔다. 그는 “고려 불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할 수 있어서 매우 뿌듯하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측은 “마크 테토와 YFM 회원들이 뜻을 모아 기증했다”며 “YFM은 기증,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려 불감.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블로그 캡처
고려 불감.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블로그 캡처
관음보살상.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블로그 캡처
관음보살상. 국립중앙박물관 공식 블로그 캡처

불감은 나무나 돌, 쇠로 만든 매우 작은 규모의 불전(佛殿)으로 휴대하거나 탑에 봉안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번에 기증한 불감은 휴대용 불감으로 고려시대에 사찰 이외 장소에서 예불을 돕는 기능을 했다.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자형 불감이어서 높은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관음보살상은 불감 안에 있었던 유물로 추정되는데 은과 금을 함께 사용해 제작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이번 문화재 기증이 고려 말 불교 미술과 금속 공예 기술을 연구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받은 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오는 12월 4일 열리는 특별전 ‘대고려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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