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어 캐나다도 에볼라 발병국 체류자 입국 금지

입력
2014.11.02 12:58

美, 호주에 의료진 100명 파견 요청

메인주 법원, 간호사 격리조치 불허

캐나다가 에볼라가 번지는 서아프리카 국가 국민과 해당 지역 체류자들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서구 주요국 가운데 이 같은 입국 봉쇄 방침을 밝힌 것은 호주에 이어 두 번째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이날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국민과 지난 3개월 사이에 이 국가들에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에게 당분간 입국비자를 발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로나 앰브로즈 보건장관은 “캐나다인 보호가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아프리카에 파견된 의료 요원을 포함한 자국민과 이미 비자가 있거나 단기 방문시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외국인들의 입국은 허용된다. 에볼라 발병국 국민에게 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은 서방국 중 호주에 이어 캐나다가 두 번째다.

미국은 호주에 서아프리카 지역에 에볼라 환자 치료를 위한 야전병원을 3개 정도 세워주고 이 병원을 운영할 의료진 100여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일 전했다. 미국은 또 유엔이 운영하는 ‘에볼라 펀드’에 호주가 3,000만호주달러(282억원)를 추가로 내주고 헬리콥터와 같은 공중수송 장비와 차량, 긴급통신설비 등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미국 메인주 지방법원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치료 후 귀국한 간호사 케이시 히콕스(33)에 대한 주정부의 ‘자택 격리’ 조치를 불허했다. 에볼라 확산 저지를 위해 히콕스에게 21일간의 자발적 자택격리를 주 정부가 명령하자 히콕스가 권리침해를 내세워 반발한 데 대해 히콕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메인주 지법 판사는 지난달 31일 히콕스에게 “매일 자가 검진을 하고 이동할 때 주 당국과 조정하며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당국에 알리라”고 지시했다. 판사는 “현재 히콕스에게는 에볼라 증세가 없어 감염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명령 직후 히콕스의 집 앞에 대기하던 주 병력도 철수했다.

메인주 지법의 명령은 주 당국이 추진하는 에볼라 방역 수준은 물론이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 수준보다도 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CDC의 가이드라인은 에볼라에 직접 노출됐던 사람은 최장 21일간의 잠복기 동안 보건당국의 감시를 받고, 이동시 당국과 조정하며, 대중 장소에서 떨어져 있고, 일터로 출근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으로부터 1m의 거리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뉴욕주 성인 1,0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에볼라 감염 증상에 상관없이 에볼라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21일간 격리하는 조치에 찬성했다. 에볼라 발병 서아프리카 국가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하는 데에도 57%가 찬성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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