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학자 일함 토티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14.09.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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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구르족 경제학자 일함 토티(45)
위구르족 경제학자 일함 토티(45)

중국 법원이 위구르족 경제학자 일함 토티(45ㆍ사진) 전 중양민쭈(中央民族大)대학 교수에게 국가분열죄를 적용, 종신형을 선고했다.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중급인민법원은 23일 토티 전 교수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뒤 정치 권리 종신 박탈과 개인 재산 전부 몰수 처분을 내렸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법원은 토티 전 교수가 중양민쭈대학 교수라는 신분을 이용해, ‘위구르 온라인’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민족 분열 사상을 전파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1969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아투스(阿圖什)에서 태어난 그는 둥베이(東北)사범대를 나와 중양민쭈대학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고 이곳의 강사가 됐다. 중국 당국은 토티 전 교수가 정부 공식 발표로만 197명이 숨진 2009년 7월 우루무치(烏魯木齊) 유혈 충돌 당시 ‘세계위구르회의’와 연락하며 인터넷에 유언비어 등을 유포시키면서 심지어 폭력 행위 등을 선동했다고 보고 있다. 토티 전 교수가 “위구르인들의 저항은 중국이 과거 일본에 항전했던 것과 같다”, “위구르인들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항쟁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위구르인들의 저항을 ‘영웅’으로 묘사하며 정부 전복 등을 선전했다는 게 당국 주장이다. 이로 인해 그는 당시 두 달 가량 구금됐고 이후 10여차례 출국 금지를 당한 뒤 다시 지난 1월 베이징(北京)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위구르인들의 분리 독립 운동을 벌이고 있는 해외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과 연결됐다는 게 당국이 밝힌 체포 이유였다.

그러나 토티 전 교수의 변호를 맡은 류샤오위안(劉曉原) 변호사는 가족들을 통해 판결 내용을 들었다며 법원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도 토티 전 교수는 한족과 위구르인들의 대화를 주장해 온 온건파라며 그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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