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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가 구하라ㆍ설리 죽였다” 1년 만에 열린 혜화역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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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숨진 고(故) 구하라씨의 사망을 계기로 1년 만에 대규모 혜화역 시위가 다시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국사회에서 ‘페미사이드(Femicideㆍ여성 살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를 근절하라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 주최측은 28일 서울 혜화역 마로니에공원 인근 도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두 달간 우리는 두 명의 자매를 잃었다”며 “이는 단순히 악플의 폐단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물리적ㆍ사회적 억압으로 인한 죽음, 페미사이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나라, 이 사회가 여성을 죽인다”며 “여성 살해는 흉악범죄가 아닌 경우에도 가부장 폭력, 이성애 관계 속 남성 폭력, 디지털 성폭력 등의 형태로 꾸준히 일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올해 초 불법촬영물을 신속하게 삭제하기 위한 예산 26억4,000만원이 국회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페미사이드를 방관해 왔다면서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모인 주최측 추산 2,000여명의 참가자들은 페미사이드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혜화역에 모였다. 이들은 빨간 물감을 손바닥에 묻힌 뒤 ‘Stop Femicide(페미사이드 철폐)’가 적힌 피켓을 함께 들어올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남성중심 대한민국’ ‘여성정책 내놓아라’ 등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5월부터 열렸던 ‘혜화역 시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여성 네티즌들은 불법촬영 사건 수사가 피의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6차에 걸쳐 집회를 이어가다 지난해 12월 22일 집회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1년 만에 여성 관련 문제를 주제로 대규모 시위가 다시 열리게 된 셈이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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