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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시대 한 측량사의 추억이 만들어낸 가공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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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를 뺀 거의 모든 주는 반듯한 바둑판처럼 분할돼 있다. 독립-건국으로 획득한 넓은 땅을 분할해 주별 경계를 정하고 이주민 정착촌 건설 과정에서 토지 분쟁을 없애기 위한 연방 정부의 '직사각형 측량(rectangular survey)' 원칙 때문이다. 정착민들이 각자 사들인 토지를 법원에 등기할 수 있도록, 정착민들보다 먼저 그 거친 땅에 달려간 이들이 있었다. 당시 토지 측량사들은 공학기술자이기 이전에 탐험가였고 개척자였다.
그들은 마차에 텐트와 측량 장비, 취사용품, 양초, 식량 등을 싣고 목적지로 달려가 캠프를 짓고, 거길 거점 삼아 다시 몇 날 며칠씩 말을 타고 혹은 도보로 이동하며 주변 지역 측량 탐험을 거듭해야 했다. 옥수수 사과 콩 밀가루 커피 설탕이 그들의 휴대 식량이었다.
뉴욕주 출신 게일 보든(Gail Borden, 1801~1874)도 20대 초부터 측량사로 일하며 미시시피와 테네시, 텍사스주 등지를 누볐고, 미-멕시코전쟁과 텍사스공화국 시절엔 현지에서 신문을 발행했고, 측량사로서 휴스턴 등 주요 도시 정비 계획에도 참여했다.
그는 빼어난 발명가였다. 측량사 시절의 고행과 배고픔을 기억하던 그는 나룻배와 마차를 조합해 바퀴와 돛을 단 수륙양용차를 만들고, 소고기 국물을 졸인 뒤 밀가루와 반죽해 튀긴 ‘고기비스킷(MeatBiscuit)’을 개발했다. 수륙양용차는 불의의 사고로 실현되지 못했고, 고기비스킷 역시 1851년 영국 런던박람회에 출품해 상까지 탔지만 맛이 별로여서 상업화하는 덴 실패했다.
그의 히트작은 1853년 5월 14일 특허를 출원한 농축 우유, 즉 연유(condensed milk)였다. 몇 차례 실패 끝에 그의 연유는 남북전쟁 연합군의 비상식량으로 큰 인기를 끌며 사업가로도 성공했다. 굴지의 영웅들에 가려 덜 알려졌지만, 그는 미국인들이 자랑하는 개척시대의 영웅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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