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반도체ㆍAIㆍ배터리’인가

입력
2022.05.04 18:0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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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윤석열(오른쪽)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오른쪽)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3대 첨단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이들 산업이 국가경쟁력은 물론 경제안보에도 직결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역대 정부에서도 해당 산업은 중요시돼 왔고, 모빌리티나 바이오, 로봇 등 여타 산업의 중요성도 그에 못지않다. 하지만 3대 첨단산업이 새로 제정된 ‘국가 첨단전략 산업법’ 체계하에서 집중 육성되는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 미래 시스템은 궁극적으로 AI가 생활 전반에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론 학습과 판단, 명령 등 AI의 ‘지성능력’이 더욱 고도화해야 하고, 그러자면 더 효율적이고 복잡한 컴퓨팅이 절실해진다. AI 시스템을 인간의 두뇌와 비교할 때, 반도체는 뇌세포에 해당한다. AI는 지성능력을 발현시키는 두뇌의 알고리즘이고, 배터리는 두뇌 작동에 필수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다. 따라서 3대 첨단산업은 미래기술의 핵심 교두보인 셈이다.

▦ 다행히 우리나라는 3대 첨단산업에서 세계 수준에 도전할 만한 상황이다. 반도체는 설계와 개발을 맡는 팹리스 부문에선 약하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선 삼성전자 등이 대만의 TSMC, 새로 뛰어든 미국 인텔 등과 세계 1위를 두고 경합하고 있다. 말이 ‘위탁생산’이지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2~3을 다투는 나노미터(nm) 초미세공정, 수율 관리, 한계를 넘는 3D소자 개발 기술 등은 팹리스 못지않은 반도체산업의 중추이자 ‘초격차’가 가능한 부문이다.

▦ 배터리는 전기차용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중국 1위, 우리나라가 2위다. 하지만 중국 내수를 제외하면 LG엔솔 등 우리 기업들이 선두다. 배터리 소재 확보와 축전방식, 전고체배터리 같은 차세대배터리 개발 등을 둘러싸고 한중일 3국이 전쟁 중이지만 기술력에선 우리가 결코 밀리지 않는다. AI에선 우리나라가 글로벌 특허 건수에서 4위, 특허 영향력 지수에서 6위인 정도다. 하지만 AI는 부문별로 다양한 적용태가 가능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세계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미래산업의 이정표가 재정비된 만큼, 기필고 도약을 이뤄야 할 것이다.

장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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