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코로나, 하반기 퇴치 안되면 세계경제 내년도 역성장 가능”

입력
2020.04.14 21:30
수정
2020.04.14 22:21
10면

위기 극복 열쇠로 ‘방역, 다자 협력, 재정 확대’ 조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역대 최저인 -3.0%로 낮춘 것에 그치지 않고, “올해 하반기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강력한 방역 △다자간 협력 △재정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퇴치에 달린 내년 성장률

14일 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이 포함된 선진 경제권의 올해 평균 성장률(-6.1%)은 세계경제 성장률(-3.0%)보다 두 배 이상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1.2%)과 인도(1.9%)가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다른 신흥국은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면서 전체 신흥 경제권(이머징마켓)도 올해 -1.0%의 역성장이 예상됐다.

IMF는 올해 하반기 코로나19가 퇴치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세계경제가 5.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내년 4.7%, 중국은 9.2%의 비교적 큰 폭 회복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도 각각 3.4%와 3.0%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세계경제 성장률은 2009년 -0.1%에서 2010년 5.4%로 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까지 전염병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IMF는 이럴 경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추가로 3%포인트 더 악화될 수 있고, 만약 내년까지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5.8%)보다 8%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악의 경우, 올해 -6.0%, 내년엔 -2.2%의 2년 연속 세계경제 역성장이 예고된 셈이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는 방역을 위해 경제 활동을 자제해야 하고, 전쟁처럼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다른 경제 위기보다 충격이 더 크다”며 “올해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대공황 이후 최악의 퇴보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IMF가 전망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IMF가 전망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

◇‘방역ㆍ다자 협력ㆍ확대 재정’이 위기극복 핵심

IMF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강력한 방역을 최우선 정책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방역 정책이 단기적으로 경제 활동에 장애물이 되더라도 개의치 않고 방역 강화에 국가 역량을 집중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간 협력체계 구축도 IMF가 위기 극복을 위해 강조한 정책이다. 바이러스 백신 개발 시, 이에 접근하기 어려운 개발도상국가에게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국가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으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IMF는 주요 선진국이 현재 쓰고 있는 재정ㆍ통화ㆍ금융 조치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피나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재정 정책으로 고통 받는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고,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 빠른 경기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야 한다”며 “강력한 방역과 다자간 협력, 적극적인 재정 정책 등은 위기 극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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