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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LG의 청백전이 열리고 있는 잠실구장. 연합뉴스

시즌 개막이 무기한 연기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연봉 삭감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연봉과 관련된 KBO리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휴스턴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2개월치 연봉에 해당하는 28만6,500달러(약 3억5,000만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벌랜더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이저리그가 중단되는 기간에도 (3월 27일부터 5월 25일까지) 급여를 받는다는 걸 알았다”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단체를 돕고, 그 단체를 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메이저리그는 표준계약서에 국가비상사태로 인해 경기가 열리지 않을 시에 구단이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있다. 지난달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올해 예정된 정규시즌 경기(팀당 162경기)를 축소하기로 합의하면서 줄어드는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 삭감에 뜻을 모았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1995년에도 선수 노조 파업으로 인해 경기가 11.1% 축소되면서 선수단 연봉도 같은 비율로 삭감된 적이 있다.

반면 KBO리그에서 선수들의 연봉을 건드리는 문제는 민감하다. 경기 수에 대한 별도의 규정 없이 시즌 전체를 놓고 하는 ‘연봉 계약’이기 때문이다. 야구규약 제69조 참가활동 기간과 72조 연봉 지급 조항에 따르면 구단은 매년 2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연봉을 10회 분할해 매월 1회 지정한 날에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스프링캠프 시작 시점부터 마무리캠프가 끝날 때까지다. 오히려 경기 수가 축소되면 일정 경기 수 충족을 인센티브 옵션으로 건 선수들 입에선 불만이 나올 수도 있다. 구단들도 “현행 규약상 선수들 연봉을 감액할 근거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차제에 계약서 개정이 필요하다는 뜻도 보였다.

KBO리그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2주 더 연장되면서 5월 초로 내다본 144경기 마지노선이 허물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경기 수가 줄거나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면 중계권 계약, 스폰서 수익 등이 줄면서 구단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타격도 불가피하다. KBO 이사회가 무리해서라도 144경기를 유지하려 하는 이유다. 수도권의 한 단장은 “경기 수는 축소되는데 선수단 연봉은 그대로 지급하는 건 구단 입장에서 큰 타격이다”라면서 “이번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천재지변의 변수를 감안해 선수협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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