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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차 확산 우려”… 의회는 벌써 추가부양책 논의
펠로시 하원의장 “4단계 법안 준비, 경제 회복에 초점”
하루 500명 사망 등 악화일로… 미국인 78% 자택대피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30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최근 2조2,000억달러(약 2,684조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경기부양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벌써부터 추가 부양책 마련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그만큼 심각한데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재정을 쏟아 붓기로 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여름에 잦아들더라도 가을에 재확산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30일(현지시간) 전화 콘퍼런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4단계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그는 “1,2단계가 긴급상황 대응, 3단계가 경제적 충격 완화를 위한 것이라면 4단계는 경제적 회복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 있는 지방정부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는 앞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83억달러, 1,000억달러,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법안을 차례로 통과시켰다. 펠로시 의장은 4월 말 법안 통과를 예상하면서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수조달러 규모의 추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부양 의지를 시사했고 백악관도 이를 배제하지 않는 기류다. 다만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이 민간부문에 대한 정부의 ‘영구적’ 개입 확대를 우려해 추가 부양책에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내다봤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악화일로다. 동부시간 31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3,120명에 달했다. 특히 누적 사망자는 3,392명으로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꼽히는 2001년 9ㆍ11 테러 당시 희생자 수(2,977명)를 넘어선 것은 물론 발병국인 중국(3,305명)을 추월해 이탈리아(1만1,591명)와 스페인(8,189명)에 이어 세계 3번째 나라가 됐다. 수도 워싱턴을 비롯해 자택대피명령 대상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78%인 2억5,600여만명으로 늘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보건당국자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거의 완벽하게 대응해도 10만~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면서 “도시에 이어 시골 지역사회도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백악관 브리핑에서 가을 2차 확산 가능성에 대해 “전염 강도로 볼 때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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