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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없는 교장이 개입” 순천 매산여고 기간제교사 채용비리 의혹

입력
2020.03.31 17:48
전남 순천 매산여자고등학교 전경.
전남 순천 매산여자고등학교 전경.

전남도교육청이 기간제 교사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순천 매산여자고등학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부당행정이나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상응한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순천 매산여고의 2020학년도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 심사위원 위촉의 적정성과 평가 공정성 등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앞서 도교육청은 해당학교에 담당 장학사를 보내 채용 관련자를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매산여고는 지난달 기간제 교사 16명을 채용했다. 지원자 78명 중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장이 기간제 교사 응시자의 서류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전형 규정에 따른 평가위원을 배제하고 다른 위원들로 교체해 선발하면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은 기간제 교사 채용에 관해 교감, 교무부장, 교육과정연구부장 등 3명을 서류심사 평가위원으로 구성한다는 전형 규정이 있지만 교감을 빼고 그 자리에 교무기획담당을 끼워 넣었다. 교장은 지원자 2명이 교감과 같은 교회에 다닌 사실이 확인돼 심사 공정성을 위해 평가위원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교장은 규정에 어긋나게 위촉한 위원 3명마저도 배제한 채 교과별로 자신이 선택한 교사들을 서류심사에 참여시켜 1차 합격자를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내부에서는 서류심사 권한이 없는 교장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해 기간제 교사를 직접 뽑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류 심사를 사실상 전담해야 할 교감이 심사에서 배제되자 교사들 사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논란이 일었다. 교장은 또 2차 면접 심사에서도 평가위원 구성 과정에서 교과부장이 포함돼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1차 서류심사에 참여했던 교과별 교사를 참여시켰다.

특히 교장은 2차 면접 심사에서 자신이 다니는 교회 출신 응시자가 면접을 보는 사실을 알고도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앞서 같은 이유로 1차 서류심사 평가위원에서 교감을 배제했던 잣대와 달라 불공정 심사 지적도 나온다. 교장과 같은 교회 출신 응시자는 1ㆍ2차 심사를 통과하고 최종 선발됐다.

이에 대해 교장은 “지원자의 실력과 경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채용했고 전형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다만 이번 선발과정에서 불거진 심사위원 위촉 등과 관련한 공정성 시비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도록 채용 규정을 개선해 심사위원 배척 사유를 명시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조사 내용이나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며 “학교 관련자 조사는 충분히 했으며 규정 위반과 위법 사항이 있는지 검토한 뒤 결과를 토대로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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