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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희 로얄에이알씨 대표
서울시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로 지정된 로얄에이알씨의 이재희 대표는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치료시기를 놓쳐 입양처를 찾지 못한 동물들이 안타까웠다”며 “유기동물이 새 가족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고은경 기자

“구조된 후에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새 가족을 찾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유기동물이 많습니다. 아픈 유기동물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 서울시의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 운영주체로 선정된 이재희(44) 로얄에이알씨 대표는 26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응급치료센터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서울에서 지난해 발생한 유기ㆍ유실동물만 7,515마리. 하지만 이 대표의 말대로 구조가 되더라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서울시에서 구조된 유기ㆍ유실동물 가운데 약 열 마리 중 네 마리는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를 당한다. 서울시가 아픈 유기동물을 신속히 치료하고 안락사가 없는 직영보호소나 시민 입양이 확정된 동물들의 치료를 위한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키로 한 이유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부터 로얄에이알씨 계열 동물병원 3곳과 협력하면서 유기동물 응급치료센터를 맡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의 통행이 줄어서인지 아직까지는 몇몇 고양이 환자가 전부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민간 보호소 왕진을 통해 아픈 유기동물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 대표는 “동물병원 세 곳이 비용의 30~50%를 낮춰 재능 기부하는 방식으로 센터운영에 참여키로 했다”며 “올 한해 250마리의 유기동물을 치료해 새 가족을 찾아주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재희 수의사가 26일 서울 중랑구 로얄메디컬센터에서 진료를 보고 있다. 고은경 기자

18년차 수의사인 이 대표는 그 동안에도 다른 동물병원 수의사들과 힘을 합쳐 민간보호소들의 유기동물 중성화 수술과 치료 봉사를 해왔다. 이들이 한 달에 중성화 수술을 하는 건수만 40마리 안팎에 달한다. 그가 중성화 수술에 공을 들였던 이유는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개나 고양이 사이에서 개체 수가 늘고, 결국 유기동물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민간 보호소에서 봉사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지자체가 시행하는 유기동물 지원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고양이 네 마리, 개 한 마리를 키우는 반려인이기도 하다. 보호자의 양육포기 등 모두 오갈 데 없어진 동물들을 한 마리씩 데려오다 보니 다섯 마리로 늘었다. 그는 해마다 증가하는 유기동물을 줄이기 위해서는 치료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유독 품종견만 선호하는 문화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호소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은 동물보호시스템에 등록되어 있지 않고 중성화도 되어 있지 않다.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 중인 유기견들. 제주도 제공.

이 대표는 “보호소에 있는 대부분의 동물들은 동물보호시스템에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없고, 중성화도 되어 있지 않다”며 “이러한 유기동물들이 어디서 왔는지 원인부터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줄여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유독 품종견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른바 ‘믹스견’에도 관심과 애정을 갖는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글ㆍ사진=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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