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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지역경제활성화 등 7개 부분 34개 지자체 수상
서울 종로구 쪽방촌이 있는 새뜰마을에 들어선 주민 공동생활 시설 ‘새뜰집’에서 주민들이 떡을 빚고 있다.종로구 제공

“특정 분야에 한정되기보다 복지와 지역 경제, 환경 등을 아우른 정책을 편 것이 이번 지방자치경영대전 수상 지자체들의 주된 경향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제1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서류 심사를 시작으로 결과가 정해지기까지 두 달 넘게 심사를 총괄한 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의 총평이다.

이번 지방자치경연대전의 경합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93개 자치단체가 지역경제활성화 등 7개 부문에 지원했고, 그 결과 34개 지자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인 대통령 표창은 서울 종로구와 경기 부천ㆍ안양시가 받았다. 최우수상인 국무총리 표창은 전남도, 전남 여수시, 부산 금정구, 충남 서산시에게 돌아갔다. 경북 영천시 등 27개 자치단체는 장관 표창을 받았다. 생활밀착형 정책과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게 공통점이었다.

제16회 지방자치경영대전 수상자.

지난 11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돈의동. 김모(68)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꺼리는 시기에 오히려 집 앞에 놓인 낡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집은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수 있는 쪽방(2.3㎡ㆍ0.7평)이다.

집에 화장실이 없어 목욕과 빨래가 곤욕스러웠던 그에게 요즘 간신히 숨통이 트였다. 걸어서 1분, 몸을 씻고 빨래를 하며 다른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덕분이다. 지난해 세운 이 ‘새뜰집’으로 종로구는 소외된 쪽방촌에 공존의 화두를 던졌다. 더불어 따뜻한 도시재생의 희망을 줘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경기 부천시 굴포하수처리시설의 바이오가스 저장조. 시는 생활폐기물 소각장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생해 쓴다. 부천시 제공

경기 부천시는 에너지 재생사업이 알찼다. 생활폐기물 소각장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생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고 지역난방에 활용했다. 굴포하수처리시설 발전기에서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폐기물소각장 소각열 에너지와 연계한 뒤 지역에 난방열로 공급하는 사례다.

이를 통해 부천시는 47억원의 에너지 예산을 줄였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편 덕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소나무 274만 그루를 심은 효과도 봤다. 하수처리설의 에너지 자립률은 6.3%(2013)에서 36.2%(2018)로 치고 올랐다. GS파워 등 민간 기업과의 공동 연구로 에너지 생산을 친환경적으로 극대화해 지속 가능한 도시의 청사진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경기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서 직원들이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지역 내 사고가 없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안양시 제공

안양시는 치밀한 안전 행정이 돋보였다. 과천, 광명 등 11개시와 방범 폐쇄회로(CC)TV를 공동으로 활용해 광역으로 방범의 수위를 높이고, 직접 개발한 안전귀가서비스 앱으로 주민들의 범죄 걱정을 줄였다. SK텔레콤 등 민간기업을 비롯해 경찰ㆍ소방상황실과 협조해 스마트도시통합센터의 역량도 강화했다.

학교 폭력을 비롯해 고독사, 여성 혐오 등 세대와 성별을 초월해 도처에 위험이 도사린 시대는 어느 한 지자체의 분투만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선 모니터요원 30명과 파견 경찰 4명이 24시간 교대근무하며, 5,249대의 CCTV를 통해 시 전역을 탐색하며 시민안전을 챙기고 있다. 첨단 기술로 범죄를 막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의 가상 현실이 안양시에선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정정화 강원대 교수는 “종로구의 새뜰집 건립은 지역 도심재개발 분야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부천시의 하수처리시설은 환경기초시설을 에너지 생산시설로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이, 안양시는 안전분야에서 대통령상을 처음으로 배출할 만큼 안전 정책의 파격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대통령상 선정 배경을 밝혔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전남도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농축특산물 유통망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광역브랜드인 ‘남도미향’을 만들어 특산물의 브랜드를 강화한 뒤, ‘남도장터’를 중심으로 지역 농수축산품 온라인유통채널로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전남 여수시는 지역 특색을 살린 문화 관광 개발이 탁월했다. 록밴드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 ‘여수 밤바다’로 유명해진 현지 밤바다에 ‘낭만 포차’를 운영해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2층 버스를 타고 여수밤바다를 돌며 길거리 공연을 즐기는 ‘여수낭만버스’ 등 관광코스 개발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 금정구는 재활용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잇츠 업(It’s up)’ 프로젝트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폐원단을 활용한 친환경적 작업 시스템과 경력단절여성 및 미취업 청년 등 취업취약계층 지원으로 ‘좋은 일자리 사업’의 롤모델을 제시했다. 충남 서산시는 공공 디자인이 빛났다. 범죄율이 높은 해미면 한서대학교 인근 지역에 범죄 예방 디자인사업으로 거리를 밝히고 안전한 도시환경을 만들었다. 청년 예술가를 섭외해 낡고 오래된 옹벽에 벽화를 그려 추억과 새로움이 공존하는 도시 이미지를 구축했다.

행정안정부 장관 표창을 받은 지자체는 전남 목포시ㆍ구례군과 경기 안산시 등 12곳이었다.

목포시는 지난 9월 해상케이블 개통 시기에 맞춰 ‘맛의 도시, 목포’라는 브랜드를 개발해 지역 정체성을 살린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부산 기장군은 2016년 개관한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를 기반으로 해조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남 구례군은 30년 동안 골칫거리였던 지리산 천은사 입장료 징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민ㆍ관 소통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전남 완도군은 ‘청정바다수도 완도’를 선포한 뒤 아시아 최초로 전복 양식 인증을 받고, 패들보드 등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 해양 정책을 선도했다.

서울 성북구는 성매매 업소가 집결해 ‘유해한 거리’라는 낙인이 찍힌 삼양로에 청년과 주민이 함께 하는 시장 ‘두근두근 별길마켓’ 등을 열어 지역 이미지를 확 바꿨다. 울산 울주군은 원자력발전소가 인접한 지역적 불안 요소를 인공지능(AI) 안전내비게이션 개발 등 스마트 방사능 방재프로젝트로 극복했다. 충남 예산군은 고령화된 주민들의 사고 예방을 위해 ‘가스타이머콕’(가스차단기)을 지역 전 가구에 보급해 안전 행정으로 주목받았다.

경상남도는 지역 금융기관과 손잡고 노인일자리 확충에 앞장섰다. 전북도는 GM의 군산 공장 폐쇄로 공동화 위기에 처한 지역에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산업 재생을 통해 2,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서울 동대문구는 경희대, 한국외대 등 대학교가 밀집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올 인 원’ 프로젝트로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 문제를 동시에 지원했고, 한양대 등이 있는 경기 안산시는 공실 상가를 활용한 ‘청년 큐브’로 청년들의 창업을 도왔다. 강원 원주시는 지역의 특화 전략산업인 첨단의료기기 산업과 청년 창업 지원을 연계해 상생의 선례를 보여줬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창은 울산시와 경남 거제시가 받았다. 울산시는 태화강 인근에 대나무 등을 심은 생태정원을, 거제시는 거제섬에 꽃축제를 마련해 각각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표창은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만든 경북 칠곡군과 토란을 육성해 고부가가치를 낳은 전남 곡성군, 그리고 양파소비운동을 전개한 전남 무안군에 돌아갔다.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조성해 지역 내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끈 경북 영천시와 작은 기업 강하게 키워주기 사업을 진행한 전북 전주시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은 인천시(인천도시공사)와 서울 구로구, 울산 북구 차지였다. 인천도시공사는 공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와주리 포털’을 만들었고, 구로구는 초등학생 돌봄 마을 센터를 확충했으며 북구는 ‘함께 키워요’ 캠페인 등으로 출산과 육아를 지원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은 충남 논산시는 가축분뇨 통합관리센터로 에너지를 창출했고, 서울 서초구는 양재천을 무대로 도심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뗏목체험 등을 마련해 친환경 행정을 펼친 점이 눈에 띄었다.

국토교통부장관 표창은 도깨비시장 활성 등으로 노후된 상도4동 일대를 재생한 서울 동작구와 디지털산업단지인 G밸리를 IT 상징가로 조성한 서울 금천구, 미군 부대 담장을 녹지화해 지역 환경을 개선한 대구시 남구의 품에 돌아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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