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5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 기아자동차 K5 1.6 T-GDI

입력
2020.02.28 13:28

호평으로 지면을 가득 채우고,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로 가득했던 기아자동차의 신형 K5 터보 사양을 만나게 됐다.

기아차 중형 세단 포트폴리오 역사에 있어 가장 역동적이고 대담한, 그리고 대대적인 발전을 이뤄낸 존재라 할 수 있는 존재인 만큼 그 만남 자체가 무척이나 기대되었고, 여러 호기심을 갖게 됐다. 음성 인식을 기반으로 한 기능의 구성들과 현대ž기아차 특유의 풍부한 편의 사양, 그리고 ‘같은 소재로 보다 고급스럽게 연출하는’ 노하우 역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K5 터보 모델의 경우에는 단순히 터보 엔진의 퍼포먼스는 물론이고 탄탄하게 셋업된 하체를 기반으로 한 ‘우수한 드라이빙’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또 대중 역시 그러한 부분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번 시승이 기대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기아 K5의 체격은 시대의 흐름처럼 이전에 비해 조금 더 커진 모습이다.

흰색의 자체를 가진 K5는 4,905mm에 이르는 비교적 긴 전장과 각각 1,860mm와 1,44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 ‘또 다른 중형 세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휠베이스는 2,850mm로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낸다. 다양한 기능과 옵션이 더해졌으나 공차중량도 1,480kg로 준수한 모습이다.

강렬하고 또 매력적으로

과거부터 기아 K5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강렬하면서도 매력적인 외형에 있다. 초대 K5부터 세단이라 볼 수 없을 정도의 스포티한 실루엣과 대담한 디테일을 갖췄고, 이러한 모습은 이번 3세대 K5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보다 조금 더 커진 차체 임에도 불구하고 역동성이 고스란히 이어지는 만큼 ‘디자이너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전면 디자인에 있어서는 미래적인 이미지와 스포티한 감성의 디테일을 살펴볼 수 있다.

기아차 특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을 더한 헤드라이트와 더욱 날렵하게 다듬은 프론트 그릴, 그리고 여느 고성능 모델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바디킷의 구성은 낯설지만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모습이다. 여기에 보닛 라인 역시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데 기여를 한다

물론 새로운 K5의 디자인이 공개된 시점부터 ‘푸조 508’에 대한 기시감이 강하게 느껴지고, 또 최근의 현대ž기아차의 디자인이 PSA 그룹의 푸조, 시트로엥 그리고 DS 등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 붙는 ‘꼬리표’처럼 생각되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K5는 분명 매력적인 외모의 차량이라는 것이다.

측면에서는 4,905mm까지 늘어난 긴 전장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A 필러부터 루프 라인, 그리고 C 필러로 이어지는 매끄럽고 유려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C 필러를 두껍고, 길게 끌어 당기면서 크롬 가니시를 더한 덕에 보다 날렵한 이미지와 여유로운 공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스포티한 알로이 휠이 네 바퀴에 더해진 것 역시 매력적이다.

후면 디자인은 듀얼 타입의 머플러나 균형감, 그리고 날렵한 감성의 바디킷 등과 같은 구성은 뛰어나다. 그러나 감성적인 부분에서는 내심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전면에서는 현대차와 비교해 완전히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성했지만 K5의 후면 디자인은 K7와의 유사성은 물론이고 현대 그랜저와도 유사한 모습을 갖추고 있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더욱 화려한 연출에 대한 브랜드의 경험

고급스럽고 또 역동적인 세단의 감성을 제시하는 K5의 외형에 이어 실내 공간 역시 상당한 매력을 제시한다. 기아차 특유의 가로로 길게 이어지고, 안정감 있는 대시보드 위에 깔끔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더해 실내 공간을 더욱 넓고 우아하게 연출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스포티한 감성을 자극하는 D-컷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을 더하고, 기어 시프트 레버 대신 다이얼 방식의 시프트 패널을 더한 센터터널로 더욱 역동성과 깔끔함의 균형을 자아낸다. 이와 함께 실내 공간에는 ‘크렐 사운드 시스템’과 곳곳에 배치된 앰비언트 라이팅을 더해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고급스러운 소재의 적용은 물론이고, 타 브랜드와 동일한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이를 더욱 고급스럽고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연출 노하우’가 확실히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기능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고 사용성 등의 만족감도 훌륭했다.

차량의 크기가 커진 만큼 공간에 대한 만족감도 준수하다.

K5 고유의 쿠션감이 조금 부족하고, 단단한 느낌이 들지만 깔끔하고 또 고급스럽게 연출된 시각적인 매력이 이목을 끌며 레그룸이나 헤드룸 등의 여유에 있어서도 충분히 준수한 모습이다. 드라이빙 포지션 등에 있어서도 기존의 기아차 보다는 한층 개선된 모습이다.

2열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다. 성인 남성이 앉기에 크게 부족함은 없다. 1열에 체격이 큰 탑승자가 탈 때에는 2열 공간의 레그룸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체격이 큰 차량인 만큼 패밀리 세단의 역할은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 1열과 같이 시트의 쿠션감이 조금 건조한 편이지만 전체적인 형태 등에서는 많은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적재 공간에 있어서도 준수한 모습이다. 트렁크의 공간 자체도 준수한 것은 물론이고 트렁크 게이트의 개방감이나 공간의 형태 등에 있어서도 짐을 싣고 내리는 등의 ‘활용성’ 부분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스포티한 감성을 제시하는 K5 임에도 불구하고 ‘패밀리 세단을 위한 공간’이라고 표현하기 부족함 없어 보였다.

파워트레인 발전의 정석’을 품다

K5 1.6 T-GDI의 보닛 아래에는 파워트레인 최신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최고 출력 180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는 1.6L 터보 GDI 엔진이 자리하며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다운사이징, 그리고 다단화의 조합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는 아니지만 중형 세단에게 적합한 패키지라 할 수 있으며, 실제 주행 성능 및 12.9km/L에 이르는 복합 연비(도심 11.4km/L 고속 15.1km/L)를 갖춰 효율성 부분에 있어서도 시장에서의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모습이다.

K5에 대한 완전한 변화를 담다

기아자동차가 새로운 K5을 ‘첨단 인터랙션 기술을 품은 미래형 세단’으로 자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K5를 인포테이먼트 및 커넥티비티 시스템 부분에서 대대적인 개선을 이뤄낸 패밀리 세단이라는 생각을 품고, K5의 시트에 오르게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전방 추돌 경고나 차선 변경 카메라, 음성 인식 기능 등은 무척이나 인상적인 요소들이다.

하지만 K5, 특히 K5 1.6 T-GDI는 시트에 몸을 맡기고 주행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다양한 기능을 품은 세단이라는 것보다는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스포티한 느낌의 패밀리 세단’으로 기억되던 ‘K5’를 마치 ‘중형의 스포츠 세단’으로 다듬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180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내는 1.6L 터보 GDI 엔진은 아주 강력한 성능은 아니지만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 시에 준수한 반응과 성능의 구현을 통해 대다수의 운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그리고 스포츠 드라이빙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움직임’을 연출하는 모습이었다.

발진 가속이나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능수능란한’ 움직임을 제시해 이제는 2.0L 자연흡기 엔진보다는 배기량을 어느 정도 덜어낸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만족스러운 움직임이 구현될 수 있다는 것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 엔진의 실질적인 움직임에 비해 ‘계기판의 그래픽’이 과도하게 ‘빠른 템포’로 반응한다는 점이다. 이에 주행 내내 차량의 움직임과 연출 등에 집중하고 있으면 어딘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되며, 사운드 제네레이터 역시 인위적은 저음이 과하게 느껴져 약간의 조율이 필요해 보였다.

8단 변속기는 스포츠 모드 상황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반응을 드러낸다.터보 엔진의 토크 밴드를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변속 속도나 변속 시의 감성적인 만족감도 우수해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움직임을 연출한다.

다만 스마트, 에코 모드 상태에서 저속으로 언덕을 올라갈 때 마치 DCT처럼 ‘변속을 고민하는’ 더벅임과 ‘실제 변속’보다 빠르게 반응하는 계기판 연출은 다소 아쉬웠다.

차량의 움직임은 K5에 대한 시선을 완전히 다르게 만든다. 스팅어라는 훌륭한 예제 덕분일까? 지금까지의 대다수의 기아차에 비해 더욱 경쾌하면서도 운전자의 드라이빙을 명확히 반영하는 조향 시스템은 물론이고 탄탄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차체와 하체의 조율은 ‘패밀리 세단’에 안녕을 고하는 모습이다.

K5 1.6 T-GDI에 한정되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이제는 ‘고급스러움’을 품은 중형 스포츠 세단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실제 K5 T-GDI는 4,905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도로 위에서 연출되는 움직임은 무척이나 매끄럽고 경쾌할 뿐 아니라 ‘스포티한 느낌도 한껏 돋보인다.

덕분에 대중적인, 그리고 일상적인 패밀리 세단을 생각하고 스티어링 휠을 잡는다면 당황할 확률이 높다. 주행을 하는 내내 다소 건조한 듯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단단하게’ 조율된 하체 덕분에 운전자에게 높은 확신을 제시해 일반적인 드라이빙보다 ‘스포츠 드라이빙’ 상황에서의 만족감을 한층 끌어 올린다.

한편 K5 T-GDI를 시승하며 자유로 주행을 하며 그 효율성을 확인해보았다.

여느 때와 같이 월드컵공원 진ž출입로에서 시작해 통일대교까지 주행을 했다. 총 36분 동안 52.6km를 달리며 ‘여느 차량보다 조금 더 긴 주행 거리’가 측정되었고, 그 결과 18.3km/L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이었기 때문에 대심 조금 더 높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아주 살짝’ 아쉬운 결과였다.

좋은점:

‘명확해진 캐릭터’ 그리고 그 캐릭터에 맞는 걸출한 드라이빙과 ‘고급스러운 연출’

아쉬운점:

아주 ‘조금은’ 건조한 주행 감성, 기대에 아주 살짝 못 미치는 효율성

‘캐릭터 전환’의 훌륭한 표본, 기아 K5 T-GDI

기아차를 떠올리면 늘 현대차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존재감이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스팅어라는 새로운 도전에 이어, 이번의 K5 T-GDI를 경험하면서는 앞으로 그런 걱정을 내려 놓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조금의 아쉬움이 있지만 고급스러움이 담긴 매력적인 스포츠 세단을 완성도 높게 제시한 K5 T-GDI는 분명 ‘호평 받을 이유’가 충분하게 느껴졌다. K5라고 한다면 ‘K5 T-GDI’을 택하라고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 몰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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