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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모두 70대 이하…당장의 하선 어려울 듯
11일 낮 대형 여객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가 접안해 있는 요코하마 다이코쿠(大黑) 부두에 일본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외교부가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프린세스’에 격리된 한국인들의 ‘하선 희망’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승객 하선을 불허했던 일본 정부가 고령자 승객부터 하선시키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데 따라,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한국인 국적자들의 하선 가능성을 대비해 놓겠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배 안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하선 의향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교민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일본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다행인 것은 한국인 중에서 현재 의심환자는 없다”면서 “현재까지 현지 영사관을 통해 귀국을 요청한 분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다이몬드프린세스에는 승무원 5명을 제외하면 9명의 한국인이 탑승해 있다. 이 중 6명은 특수국적자(재일교포) 등 일본 연고자이며, 나머지 3명 중 2명도 일본 연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연고자는 1명이다.

다만 이른 시일 내 이들 9명이 하선할 수 있을 가능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80대 이상 고령과 당뇨 등의 지병이 있는 승객을 우선 하선시킬 방침이다. 반면 한국인 승객 9명의 연령은 모두 70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70대 승객 한 분이 지병이 있으신데 (하선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중국 우한 지역 교민에 대해선 전세기를 투입해 귀국시킨 반면 일본 크루즈선 내 한국인은 데려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당국자는 “우한과 일본 크루즈선은 사정이 다르다”며 “우한 지역 교민들은 다수가 국내 연고자였으나, 일본 크루즈선 내 한국인들은 일본 연고자가 대다수”라며 “(귀국 시킬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적다”고 지적했다. 또 “크루즈선 내 자국민을 두고 있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도 참고하고 있다”고 했다. 다이아몬드프린세스 내 미국인 승객은 감염자 30여명을 포함해 400여명이고, 호주와 캐나다도 각각 200여명에 이른다. 한국보다 훨씬 많은 규모의 자국민을 두고 있는 나라들도 대체로 일본 정부의 관리에 맡기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만 먼저 나서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는 뜻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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